강원도 현지지도 농장, 탄원 분조에 영농물자 우선 공급…불만 쏟아져

일반농장들에는 '자력갱생'만 강조…빚 쌓여가는 농장 일꾼들 "죽고 싶은 심정" 토로

지난 2017년 봄 북한 주민들이 트랙터에 퇴비를 싣고 있는 모습. /사진=데일리NK

북한 강원도가 모내기 전투를 시작하기에 앞서 현지지도 농장과 올해 탄원한 청년 분조들에 영농물자를 우선 보장해주면서 그 외 단위들에서 불만이 터져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13일 데일리NK 강원도 소식통에 따르면 강원도 농촌경영위원회는 모내기 전투에 들어가기 전 김일성-김정일-김정은 3대 지도자가 다녀간 현지지도 단위 농장들과 올해 농촌에 탄원 진출한 청년 분조에 특혜를 베풀어 가장 먼저 영농물자들을 공급하는 사업을 진행했다.

중앙으로부터 남포항과 의주로 들여온 물자들을 전달받은 강원도는 현지지도 단위들과 탄원 분조에 우선 물자를 공급한 뒤 나머지를 일반농장들에 공급해 일반농장들은 사실상 물자를 얼마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현지지도 단위와 올해 탄원한 청년 분조들에 최대한 물자를 공급해주었으나 그것도 부족한 상태이며, 나머지 농장들은 그보다 더 적은 양의 물자를 공급받고 영농기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이번에 공급된 물자는 비닐 박막과 비료, 농약, 연유 등인데, 실제 일반농장들은 약간의 비료 정도만 받고 농약이나 휘발유, 디젤유 같은 물자는 아예 받지 못했다는 전언이다.

이와 관련해 강원도는 ‘현지지도 단위들은 나라에서 중시하는 만큼 어쩔 수 없이 우선 공급에 들어가는 것이며 일반농장들은 모든 것을 자력갱생의 정신에 기초해서 해야 한다’고 미리 침을 놓았다고 한다.

현재 강원도의 일반농장들에는 트랙터 부속품이 없어 가장 일해야 할 시기에 무용지물이 된 상황이지만, 부속품 수급 문제는 농장이 해결할 수 없는 사안이라 대부분 농장이 그동안 도 농촌경영위원회에 문제를 제기해왔다.

그러나 도에서는 국가가 해결해주지 못하는 조건에서 방도가 없으니 모든 것을 자력갱생하라고 밀어붙이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이런 가운데 비료조차도 받지 못한 농장들에서는 ‘농사짓는 일은 어느 농장이나 다 같은데 현지지도 단위라고 물자를 공급해주고 일반농장이라고 물자를 공급해주지 않는다’며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농장은 비료, 농약에 더해 영농기계 부속품까지 해결해야 하는 형편에 별수 없이 돈 있는 개인들에게 돈을 꿔다 쓰고 있지만, 올해는 돈 꾸기도 힘들어 다른 해보다 더 큰 비율로 가을에 갚기로 하고 겨우 돈을 빌리면서 빚이 계속 쌓이는 실정이라는 설명이다.

소식통은 “농장 일꾼들은 빚을 내서라도 하지 않으면 능력 없다고 욕을 먹고 자리에서 내쳐지거나 회의 때마다 비판 무대에 오르내리게 되니 죽고 싶은 심정이라고 토로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