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소 공급 없이 비료 생산만 다그치는 北…현장서는 불만 토로

내부에서는 "요소가 전혀 들어가지 않은 비료는 몇만 톤 만들어도 효과 없다" 지적

보통강유기질복합비료공장. /사진=노동신문·뉴스1

북한 당국이 비료의 원료인 요소를 공급하지 않은 채 생산을 다그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현장에서는 ‘요소가 없는 비료는 농업 생산성 향상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는 전언이다.

평안남도 소식통은 18일 데일리NK에 “최근 진행된 도당위원회 전원회의에서 지난해의 경험과 교훈에 기초하여 더 많은 유기질복합비료를 포전들에 보낼 것을 결정했다”며 “비료 공급이 1정보(약 9900㎡)당 1t 이상의 알곡 증대를 위한 중요한 고리라면서 농장에 유기질복합비료 생산과제를 줬다”고 전했다.

북한은 올해 정보당 1t 이상 알곡 생산을 늘려야 한다는 목표로 대대적인 식량 증산 운동을 벌이고 있다. 목표 달성을 위한 핵심 과제로 주민들에게 유기질복합비료 생산을 주문한 것이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유기질복합비료에 들어가야 하는 요소가 제대로 공급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당국이 생산만 강요하고 있다는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요소가 빠진 비료로는 농업 생산성을 끌어올릴 수 없음에도 당국이 무리한 주문을 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소식통은 “도 안의 시, 군들에서 자기 지역에 흔한 니탄, 인 정광을 원료로 유기질복합비료를 생산하는데 이것이 비료로서 역할을 하려면 일정 정도의 요소가 필수적으로 포함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도당 전원회의에서 요소를 준다는 이야기는 없었다”며 “이런 형편에서 유기질복합비료 과제만 준다고 농사가 잘될 리 만무하다”고 말했다.

북한은 요소 공급 부족으로 인해 비료 생산에 심각한 차질을 빚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발 요소 대란의 여파가 여전히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1월부터 북-중 간 화물열차 운행으로 교역을 일부 재개했으나 여전히 원자재 수입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으며, 여기에 북한이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원료의 국산화마저 여의치 않아 상황이 전혀 나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실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직접 준공식에 참석해 “장엄한 정면돌파전의 첫 성과”라고 선전했던 순천인비료공장조차 원료 부족 등으로 인해 아직 비료 생산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관련 기사 바로 가기 : 北 순천인비료공장 언급無…남흥·흥남 비료 생산만 다그쳐, 왜?)

한편, 북한은 매체를 통해 유기질복합비료 생산 성과를 선전하고 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2일 “황해북도 농업 부문 일꾼들과 근로자들이 올해 정보당 1t 이상의 알곡 생산목표를 달성을 위해 유기질복합비료 생산을 다그치고 있다”며 “도에서는 유기질복합비료 생산을 맡은 일꾼과 근로자들이 표준조작법과 기술 규정의 요구를 엄격히 지키면서 3월 한 달 동안 수만 톤의 유기질복합비료를 생산해 도내 농장에 공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요소 부족 사태가 해결되지 않은 상태라는 점과 일선 현장에서 나오는 우려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해당 비료는 효과가 떨어지는 제품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소식통은 “최근 도당은 현장에 감시 인력까지 파견하여 비료생산을 독려하고 있다”며 “요소가 전혀 들어가지 못한 비료는 몇만 톤을 만들어도 효과가 없다는 것이 현지 관계자들의 생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