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순천인비료공장 언급無…남흥·흥남 비료 생산만 다그쳐, 왜?

소식통 "순천인비료공장, 수입 첨가재 부족으로 원료가공 공정도 부진한 상태"

2020년 5월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 당시 노동신문이 공개한 내부 모습 / 사진=노동신문

북한 당국이 본격적인 농사철을 앞두고 연일 비료 생산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직접 준공식에 참석해 “장엄한 정면돌파전의 첫 성과”라고 선전했던 순천인비료공장은 아직도 인비료 생산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14일 데일리NK 평안남도 소식통에 따르면, 순천인비료공장은 수입 원료와 자재를 국산품으로 대체하지 못해 실질적으로 비료 생산을 하지 못하고 있다.  

현재 순천인비료공장에는 분쇄된 인 정광들이 저장탱크에 가득 보관돼 있지만 이를 인산암모늄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요소 등이 원활하게 공급되지 못하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지난해 중국이 요소, 염화암모늄, 질산암모늄 등 비료 원자재에 대한 수출규제를 강화한 이후 무기질비료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면서 북한도 수급에 차질을 빚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관련기사 바로가기: 북한 요소난 지속… 비료 부족→생산량 저하→가격 급등 악순환)

지난 1월 북중 간 화물열차 운행이 재개되면서 비료 원자재에 대한 수입도 일부 증가했지만 충분한 양을 수입한 것은 아니어서 당장 비료를 생산할 수 있는 기존 비료 생산 공장에 우선 조달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인회석(燐灰石)에서 인산을 추출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플루오린을 제거하는 기제도 제대로 마련되지 않았다고 한다. 

때문에 순천인비료공장에는 김책공업종합대학을 비롯해 다른 기관에서 파견된 과학자 및 기술자들이 여전히 현장에 남아 기술연구를 지속하고 있다. 

2020년 5월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서 박봉주 당시 노동당 부위원장은 “저품위 광석으로 고농도 린안비료를 대량적으로 생산하는 공장은 원료의 투입으로부터 제품포장에 이르기까지 자동화, 흐름선화를 실현하여 로력절약형기업체의 면모를 갖추고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하지만 준공된 지 2년이 지났지만 아직까지도 인광석에서 고농도 인산을 추출하는 1단계 과정 조차도 자력으로 이행하지 못하는 상태인 것으로 전해진다. 

또 다른 소식통도 “공장 굴뚝에서 연기나는 날을 보기가 힘들다”며 “준공식 이후에는 몇 번 공장에서 연기가 보이는 날이 있었는데 최근에는 가동이 거의 안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최근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38노스도 지난 1월 “상업위성 영상 분석 결과 순천인비료공장에서 가공처리가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연기가 관찰되지 않고 있다”며 “준공 2년이 되어가지만 현재까지 제대로 가동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다른 공장에서 생산된 비료를 순천인비료공장에서 포장해 출하하는 공정은 현재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전언이다. 

본지 취재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해 7월까지만 해도 강원도 등 다른 지역에서 생산된 비료를 순천으로 가져와 순천공장에서 출하하는 등 순천인비료공장이 비료 생산을 하고 있는 것처럼 꼼수를 쓰기도 했다. 

현재 북한 당국은 순천인비료공장의 현황에 대한 보도를 하지 않고 있으며 기존 비료 생산 기업소인 남흥청년화학연합기업소와 함흥비료연합기업소 등의 증산을 다그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