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계리 핵실험장 붕괴 규모 예상보다 커…복구에 시간 더 걸릴 듯

소식통 "위력 강화 위해 수소 폭탄 시험 필요하단 얘기 나와”…당 간부 사상교육도 진행

지난 2018년 5월 24일 진행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 폭파 장면. /사진=사진공동취재단

북한 당국이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 복구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정황이 포착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갱도 복구 작업에 시간이 좀 더 걸릴 것 같다는 내부 증언이 나왔다.

14일 데일리NK 북한 내부 고위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당국은 현재 풍계리 핵실험장 3번 갱도 복구 작업을 위해 인력을 투입하고 관련 공사를 한창 진행 중이다.

북한은 당초 내달께 핵실험을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봤지만 붕괴 규모가 예상보다 크고 2018년 5월 폭파 이후 자연적으로 붕괴가 더 진행된 구간이 있는 데다 기술적인 문제도 있어 작업 기한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핵심 시설 복구 작업을 위해서는 특수 기술 작업을 전문으로 하는 1여단 7연대가 투입돼야 하지만 현재까지 이 부대가 풍계리에 투입되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1여단 7연대는 중요한 시험이 있을 때만 동원되는 기술 연대”라며 “(풍계리 복구 공사가) 아직 최종적인 단계의 기술 장치를 설치하는 작업에는 들어가지 않았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복구 작업 진척 속도에 따라 핵실험 시기는 당겨질 수도 혹은 미뤄질 수도 있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또한 소식통은 “안에서는 위력 강화를 위해 수소 폭탄 시험도 필요하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의 핵과학자인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 소장도 지난 5일(현지시간)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핵실험을 재개한다면 수소폭탄과 관련한 핵실험일 것으로 예상한다”며 “북한은 더 적은 우라늄을 쓰는 소형화된 2단계 수소폭탄의 발전을 원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현재까지는 북한 당국이 풍계리 갱도 복구 작업 완료 후 이곳에서 수소 폭탄 실험을 진행할지 7차 소형 전술핵 실험 이후 별도로 수소 폭탄 실험을 진행할지는 명확하게 파악되지 않았다.

다만 북한 당국이 풍계리 갱도 복구 후 곧바로 핵실험에 착수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면 저위력 전술핵 실험이 진행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평가된다.

이런 가운데 북한 당내에는 국제사회에서 ‘핵보유국’으로서 인정받기 위해서는 7차 핵실험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는 생각이 팽배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당내 고위 간부들에게 빠른시일 내에 미사일 성능 개량과 함께 다탄두 탑재 기술을 완료함으로써 자위적 국방력을 한층 강화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당국이 고위 간부들에게 핵실험의 당위성을 인식하도록 하는 사전 작업을 끝내 놓은 상황이기 때문에 간부들은 조만간 핵실험이 시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북한은 핵실험을 재개하더라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와 미국의 대북 제재가 정권에 큰 타격을 주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유엔 안보리는 러시아와 중국의 반대로 지난달 24일 있었던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에 관한 추가 제재안을 마련하지 못했다. 대신 미국은 북한의 ICBM 발사에 대응해 로케트공업부, 조선승리산무역회사, 합장강무역회사, 운천무역회사 등 탄도미사일 개발을 지원한 기관에 대한 제재안을 발표했다.

하지만 북한 당국은 이에 대해서도 당 간부들을 상대로 ‘우리는 70년 동안 제재를 받아왔다’, ‘신경도 쓰지 말라’는 취지의 사상교육을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