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러 밀착에 北 파견 노동자들 ‘벌벌’… “유엔 가기도 무서워”

국가보위성-러시아 정보기관 간 협력 확대…"러시아 내 탈북 루트·안가 모두 드러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9월 13일 러시아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블라미디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진행했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14일 전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올해 들어 러시아 내 북한 노동자 관련 사안에서 북한 국가보위성과 러시아 정보기관 간 협력이 그 어느 때보다 강화되고 있다고 러시아 현지 대북 소식통이 알려왔다. 북러 밀착 행보 속 북한 노동자 이탈 방지 등에서 전방위적인 협력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데일리NK 러시아 현지 대북 소식통은 26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푸틴 대통령을 만나고 간 이후부터 러시아 현지에 있는 북한 노동자들이 탈북하는 루트와 안가(安家)가 모두 드러났고 그들(탈북민)이 유엔(난민기구)에 가기도 무서워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9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상회담이 있고 난 뒤 러시아 내 북한 노동자들에 대한 통제가 강화된 것은 물론 러시아 당국의 탈북 루트 색출 움직임으로 북한 노동자들과 접촉하거나 그들의 탈북을 지원, 방조하는 러시아인들의 활동도 많이 위축된 상태라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당국은 지난 22일 러시아 내 북한 회사들에 현재 하고 있는 모든 사업 실태에 대해 보고할 것과 파견 간부 및 노동자들이 휴대전화를 통해 외부 인터넷에 접속하거나 검색하는 내용을 철저히 검열·통제할 것, 탈북을 시도하는 대상은 러시아 정보기관과 협력해 100% 잡아낼 것이라는 점을 다시금 강하게 강조할 데 대한 지시를 내려보냈다.

소식통은 “북한 회사 한 간부의 말이 앞으로 수만 명이 넘는 (북한) 인원이 러시아 건설장 등에 여러 가지 형태로 나올 예정이라고 한다”며 “그래서 지금 나와 있는 노동자들에 대한 사상 교양과 단속을 더 단단히 하고 러시아 정보기관과 협력해 탈북 사건이 발생하지 못하게 하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런 분위기에 최근 러시아의 한 북한 회사에서 탈출한 북한 해외 파견 노동자는 붙잡힐까 두려워 러시아 주재 유엔 난민기구와도 접촉하지 않고 숨어지내고 있다고 소식통은 주장했다. 유엔 난민기구의 조력으로 신변 안전을 보장받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보고 있다는 것이다.

소식통은 “김정은 위원장이 푸틴 대통령 만나기 전에는 탈북한 사람이 고위급이거나 국가적으로 중요한 대상일 때에만 국가보위성과 러시아 정보기관이 협력해서 체포해 북송하곤 했는데 이제는 협력이 10배나 강해져 북한 노동자들의 탈북도 많이 힘들어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