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령군 협동농장 관리일꾼, 양곡 부정축재로 공개비판 무대 세워져

황해남도 안악군 대추협동농장의 모습. /사진=노동신문·뉴스1

최근 함경북도 농촌경영위원회가 국가 양곡을 부정축재한 도내 협동농장 관리일꾼들에 대한 공개 비판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8일 데일리NK에 “함경북도 농촌경영위원회는 지난달 말 도내 협동농장 관리일꾼들을 전부 모아 놓고 농장 관리일꾼들 속에서 나타나는 부정축재 현상에 대한 통보 강연과 함께 사상투쟁회의를 진행했다”며 “다른 때와 달리 분위기가 날카로웠고 전반적으로 관리일꾼들의 표정은 어두웠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먼저 오전에 있었던 통보 강연에서는 황해남도의 협동농장 관리일꾼이 농간해 작년 가을에 생산된 국가 양곡을 부정축재한 사실이 드러나 무기형까지 선고받았다는 사례가 언급됐다.

황해남도의 한 협동농장 작업반장의 집 부엌 마루 밑에서 몰래 숨겨둔 벼 수십 가마니가 나오고 창고에서는 디젤유가 발견됐다면서 농장원들의 증오와 반발을 잠재우기 위해 그에게 무기노동교화형을 선고했다는 내용이었다.

또 그의 부정행위를 묵인·조장하면서 뇌물을 받아먹은 관리위원장과 리당비서, 기사장까지 다른 군의 농장원으로 보내졌다는 점도 통보됐다.

이후 오후에는 앞서 통보 강연에서 다뤄진 사례와 유사한 도내 관리일꾼들의 부정행위를 낱낱이 폭로하면서 실제 문제의 일꾼들을 앞에 세워둔 채 사상투쟁회의가 진행됐다.

이 회의에서는 부령군의 한 협동농장 작업반장이 무대에 올려졌는데, 그는 해마다 새해 농사를 위한 사업비용이라면서 저축한 쌀들을 마음대로 써대며 질탕치다가 올해 1월에 걸려들어 예심을 받던 중 회의에 불려왔다.

실제로 그는 기계 부속을 사러 간다고 하면서 청진의 수남시장에 나가 원목으로 만든 고급스러운 집 장식품이나 가전 등을 구매하다 시장관리소와 시장 보안원에게 눈도장이 찍혔고, 이후 진행된 뒷조사에서 비리가 발각돼 국가 양곡을 빼돌려 사리사욕을 채운 것으로 체포됐다고 한다.

특히 이 주민은 해마다 군량미를 바칠 때 농장원들에게 가마니를 두껍게 짜도록 하는가 하면 열 가마니 중 다섯 가마니는 물에 적셔 가마니 무게를 불려 쌀을 적게 내도록 조작했다는 죄행까지 폭로된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도 농촌경영위원회는 군량미를 수매해 간 군부대는 지금 이 사실을 모르나 문제가 드러났으니 법으로 다스려 엄중한 처벌을 가할 것이라고 강조했으며, 올해 가을부터 모든 농장 관리일꾼들을 철저히 감독하는 체계를 세우고 나라의 쌀독에 손을 대는 일꾼들에 대해서는 절대 용서치 않겠다고 으름장을 놨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