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영화 보다 붙잡힌 청진교원대학 학생들에 중형 선고돼

6명 대학생들 이달 중순 재판 넘겨져…2명은 무기, 4명은 10~15년 노동교화형 받아

2015년 북한 미상의 재판소에 학생들이 단체로 견학하고 있는 모습. /사진=북한인권정보센터(NKDB) 제공

반사회주의·비사회주의 행위로 안전부에 붙잡힌 함경북도 청진교원대학 학생들이 재판에서 중형을 선고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26일 데일리NK 함경북도 소식통에 따르면 앞서 3월 한국 영화 시청 등 반사회주의·비사회주의 행위로 체포된 청진교원대학 1, 2학년 학생 6명이 이달 중순 재판에 넘겨져 중형을 선고받았다.

이들 6명은 한국 영화를 보다가 같은 반 학생의 신고로 현장에서 체포돼 청진시 안전부에 끌려갔으며, 가족들이 손쓸 새도 없이 도 반사회주의·비사회주의 연합지휘부(이하 연합지휘부)에 넘겨졌다.

연합지휘부는 이번 사건을 엄중하게 취급해 함경북도 내 청년 대학생들에게 경종을 울리겠다면서 붙잡힌 학생 6명을 도 안전국으로 이송해 직접 조사하고 중앙 연합지휘부에 결과를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중앙 연합지휘부에서는 끊임없는 경고와 단속에도 이들이 버젓이 남조선(남한) 불순 녹화물을 시청한 것은 함경북도 청년들의 정신상태를 반영하는 것이라면서 국가나 법 기관이 생각하고 상상하는 것보다 청년들의 사상이 훨씬 더 썩고 병들었다고 강하게 지적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중앙 연합지휘부는 시 안전부나 도 안전국에 사건 처리를 맡기면 뒷돈을 받고 형기를 낮출 수 있다고 하면서 도 연합지휘부가 이들 주변까지 싹 다 털어 조사하고 무겁게 처벌할 것을 지시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도 연합지휘부가 이들 대학생의 집을 전부 수색했고, 이 과정에서 모두의 집에서 한국 영화, 드라마, 노래 등이 들어 있는 다량의 USB가 발견됐다는 전언이다. 이후 도 연합지휘부는 이들이 USB를 구한 앞선까지 모두 밝혀내 관련된 여러 주민까지 붙잡았다고 한다.

대학생 6명에 대한 재판은 이달 중순 함경북도 재판소에서 가족들과 담임 교수들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그 결과 2명에게는 무기 노동교화형이, 나머지 4명에게는 10~15년 노동교화형이 선고됐다.

소식통은 “대학생들에게 중형이 선고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주민들은 ‘함경북도 대학생 중 남조선 영화나 드라마, 노래를 안 보거나 안 들은 대학생이 거의 없을 텐데 정말 운이 나쁘게 걸려들었다’면서 가엾게 여기는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특히 이들과 같은 학교에 다닌 일부 학생들은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동기생들이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길을 가게 됐다면서 안타까움에 눈물을 글썽이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번 사건은 도내에 빠르게 소문으로 퍼져 다른 시·군의 대학생들에게도 공포심을 불러일으켰다고 소식통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