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함경남도를 가죽가공공업 발전의 시범 단위로 선정해 함경남도가 관련 사업소들을 꾸리는 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함경남도 소식통은 1일 데일리NK에 “정부는 전국에 가죽가공공업을 일반화하기 위해서 함경남도에 가죽가공공업의 시범 단위를 먼저 꾸리도록 지시했다”며 “이에 도 인민위원회는 정부 방침에 따라 가죽가공사업소들을 꾸리는 사업에 달라붙었다”고 전했다.
북한이 함흥시를 중심으로 함경남도를 가죽가공공업의 시범 단위로 정한 것은 함경남도가 화학공업이 발달돼 가죽가공에 필요한 각종 시약, 첨가제 등 재료를 구하기 쉬워 얼마든지 자체의 힘으로 질 좋은 가죽가공품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분석에 따른 것이라고 소식통은 설명했다.
이 같은 방침에 따라 함경남도 내 시·군 인민위원회 상업관리소들에서는 가죽가공사업소들을 구역마다 1~2개씩 세울 수 있도록 허가했다는 전언이다.
이런 가운데 함경남도는 함흥시를 본보기로 내세우기로 계획하고 지난 2월 초순부터 사업소 꾸리기에 돌입해 현재도 관련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내각의 지도일꾼들은 2월 초순부터 함경남도에 내려와 시내의 구역마다 가죽가공공장건물이 빨리 건설되도록 현지 일꾼들과 함께 뛰고 있다”면서 “가죽가공에 필요한 기계와 기구들도 최대한 빨리 마련되도록 앞장서서 이끌고 있지만, 사실상 모든 설비는 내각의 도움 없이 도(道)가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말했다.
실제로 현지 일꾼들 사이에서는 내각이 발 벗고 나섰기 때문에 어느 정도 도와줄 것이라는 기대 섞인 예상도 나왔으나 내각은 빨리 일을 성사시키도록 뒤에서 부추기고 내몰 뿐 모든 것은 도가 부담으로 떠안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결국에는 주민들의 세부담으로 사업이 진척될 수밖에 없는 형편인데, 이와 관련해서는 인민반별, 학교별로 개가죽이나 토끼가죽 수매가 1인당 과제로 내려질 전망이라 주민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소식통은 “주민들은 사람 입에 들어갈 식량도 부족한 판에 사료를 사서 동물을 키우기란 쉽지 않다며 이부자리도 (누울 자리를) 봐가면서 펴야지, 아무것도 없는 초원에다 집을 짓는 식으로 밤낮 건설만 중시한다고 비난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소식통은 “주민들은 지금 매일같이 건설이니 동원이니 불려 다니고 먹고살려면 배낭 메고 장사를 다녀야 하는 판인데 가죽으로 된 구두를 신고 다닐 데가 어디 있느냐, 고작 일 년에 서너 번 행사 당일에만 신을 가죽구두 가공에 왜 이렇게 신경을 쓰고 난리냐면서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