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종하기도 전에 올해 소출 더 걷겠다 선언…농장들에선 ‘한숨’

평안남도 지역의 한 농촌마을. /사진=데일리NK 내부 정보원 제공

함경북도 농촌경영위원회가 식량 사정을 들먹이면서 봄 파종이 시작되기 전부터 올해 가을에는 이전보다 더 수확물을 떼어 가겠다고 언급해 농장들에서 한숨이 새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25일 데일리NK 함경북도 소식통은 “도 (농촌)경영위원회는 이달 초순 도안의 농장 관리위원장들을 모아놓고 회의를 진행했는데, 도안의 급급한 식량 사정을 알리면서 올해 가을부터는 농작물을 42%로 올려 받겠다고 언급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앞서 도 농촌경영위원회는 중요한 문제를 토의할 예정이라면서 농장 관리위원장들을 불러들였고, 실제 회의에서는 올해 수확물을 더 많이 거둬들이겠다는 점을 주요하게 제시했다.

소식통은 “도 경영위원장은 해마다 식량문제가 일정에 오르지만(상정되지만) 최근 2년간 코로나 상황으로 식량 위기가 더 악화되고 도안의 식량 사정도 대단히 급급하다고 설명하면서 올해는 봄부터 잡도리를 단단히 해 가을에 수확물을 올려 받겠다고 강조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소식통은 “원래 국가 농촌 테제 법령에는 농장들에서 수확한 생산물의 30%를 바치게 돼 있는데, 도는 이를 어기고 지난해에는 5%를 더 내라고 해서 농장들에서 35%를 거뒀고 올해는 42%를 내라는 요구”라고 설명했다.

특히 도 농촌경영위원회는 이번 회의에서 함경북도의 식량 사정이 위급한 것은 농장들에서 농사를 제대로 짓지 못한데 원인이 있다고 지적하고, 해마다 소출을 제대로 내지 못한다면 도는 해마다 고난의 행군을 하게 될 것이라며 올해는 수단과 방법을 다해서라도 소출을 끌어올려야 한다고 강조했다는 전언이다.

그러면서 올해 42%를 내려면 농장 관리일꾼들이 경작지 면적에서 생산물을 더 내기 위해 부단히 뛰고 노력해야 한다면서 한층 더 높은 책임성을 가지라고 요구하기도 했다고 한다.

다만 농장 관리위원장들은 회의가 끝나자 한결같이 무거운 한숨을 내쉰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해마다 농사를 지어 경지면적에 따른 생산량을 알고 있는 관리위원장들은 이번에 도가 정한 42%를 내고 나면 농장원들에게 줄 식량이 아무것도 안 남는다고 불만하면서 난감해하고 있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국가가 비료나 연유(燃油) 등 농사에 필요한 자재들을 전부 보장해주면서 42%를 요구하는 것도 아니고 그저 일부만 대주고 나머지는 농장들이 알아서 감당해야 하는 판에 올해 더 거둬들이겠다는 심산이라며 비판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어 소식통은 “농장들에는 영농기를 앞두고 굶고 있는 세대들도 많은데 도는 그들에 대한 대책 같은 것은 안중에 없고 가을에 더 뜯어가겠다는 계획부터 발표하니 농장들에서는 화가 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