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가을걷이가 한창인 북한 주요 곡창지대 농장들에 중앙의 지도 소조를 파견해 소출, 작황 등을 세세히 들여다보게 하는 등 그 어느 때보다 농장을 철저히 장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평안북도 소식통은 10일 데일리NK에 “농촌들의 알심있는 가을걷이를 위해 지난달 중순 당과 내각, 사회안전성 성원들로 무어진 중앙의 지도 소조들이 평안남북도, 황해남북도 곡창지대에 파견됐다”며 “이들은 12월 중순 가을걷이 마감을 마칠 때까지 현장에 머물다 직무에 복귀하게 된다”고 전했다.
중앙에서 내려온 지도 소조에는 현재 도 인민위원회와 농촌경리위원회 일꾼들도 배속돼 함께 포전을 순회하면서 가을걷이 소출과 작황, 수매와 분배 등의 문제들을 전방위적으로 관리 감독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과거에도 중앙에서 지도 소조가 내려와 활동했지만 역할이나 책임이 크지 않았는데 올해는 김덕훈 내각이 호되게 비판을 받은 상태여서인지 이번 가을걷이 결산으로 올해 농사 문제 전반을 칼날같이 총화하겠다고 선포하고 적극적으로 농장들을 감독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한 달 가까이 현지 농장들에 내려와 있는 지도 소조들은 가을 작황이 어느 정도인지, 생산 장성을 이룩했는지 등을 주도적으로 파악하면서 중앙에 일일 보고를 올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농장 사무실에 있는 장부들과 현장의 실적들을 낱낱이 들여다보는 한편, 안전부를 동원해 농장원들이 가을걷이한 식량에 손을 대는 경우 엄하게 다스리겠다고 연일 경고하고 있다고 한다.
소식통은 “중앙에서 내려온 지도 소조들이 농장의 모든 것을 장악하고 관할하자 농장 일꾼들과 농장원들은 ‘사실상 농장의 주인인 우리가 모든 문제를 자립적으로 처리하지 못하도록 통제하는 것과 다름없다’며 불만을 내비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농장 일꾼들은 내년 농사를 위한 여러 준비작업을 하는 데 있어서 제동이 걸릴 것을 우려하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모든 것을 자력으로 해결해야 하는 농장에서는 내년 농사를 위해 일정 부분의 소출을 남겨두고 이를 내년 농사에 필요한 물품들을 사들이거나 빌리는 데 쓰곤 하는데, 중앙에서 내려온 지도 소조들이 소출을 일일이 체크하고 있어 일이 어렵게 되고 있다며 걱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소식통은 “농장 일꾼들은 중앙 지도 소조가 농장을 타고 앉아 한 알도 남김없이 걷어가는 경우 다음 해 농사에 필요한 경제적인 부분은 어떻게 감당해야 하는가 하는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