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당국이 중국에 파견돼 있는 주재원들을 대상으로 무역 관련 사상 교육을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교육을 통해 밀수를 용납하지 않겠다고 강조한 것을 두고 주재원들 사이에선 오히려 “조만간 북중 무역이 더 확대되는 것 아니겠냐”는 기대감이 나온다.
18일 데일리NK 중국의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당국은 이달 초 랴오닝(遼寧)성 단둥(丹東)에서 북한 무역대표부 간부들을 모아 높고 총화를 진행했다. 단둥뿐만 아니라 선양(瀋陽)에 있는 간부들도 참석한 것으로 알려진다.
당국은 총화를 통해 “밀무역이나 불법 행위에 가담한다면 한순간에 모든 것을 잃게 될 것”이라며 당국의 허가 없는 비공식 무역을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는 전언이다.
과거처럼 허가 받지 않은 품목이나 허가 받은 공식 수입품에 미(未)신고 품목을 함께 포함시켜 북한으로 반입할 경우 어떤 경우에도 용납하지 않겠다고 무역일꾼들을 협박한 셈이다.
특히 북한 당국은 해당 총화에서 지난해 밀수로 처형된 사람들을 열거하며 긴장 분위기를 조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남포에서 밀무역을 하다가 잡힌 후 총살당한 여성 이야기를 자세하게 늘어놨다”며 “고사총으로 총살돼 시신의 형체가 없어졌다는 얘기까지 하면서 공포심을 갖게 했다”고 말했다.
또한 당국은 해당 총화에서 중국 주재원들의 옷차림에 대한 포치(지시)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연자는 “원수님(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입으신 가죽옷을 일반 사람이 입으면 원수님의 존엄과 위엄을 해치는 것”이라며 가죽옷 착용 금지를 지시했다고 한다.
사실 김 위원장이 가죽옷을 입고 나오기 전부터 중국 동북 지역에서 가죽 점퍼는 일반적인 겨울 옷차림이지만 앞으로는 중국에서도 이를 입을 수 없도록 제한한 것이다.
한편, 총화 이후 북한 주재원들 사이에서는 국가가 주도하는 비공식 무역이 곧 확대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이를 확대할 계획이 있기 때문에 사전에 밀수를 근절하고 통제하기 위해서 이 같은 총화를 진행한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소식통에 따르면 해당 총화에서 강연자는 “앞으로 무역이 풀릴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언급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북한 당국이 북중 간 화물열차 운행을 재개한 상황이지만 앞으로 무역을 좀 더 확대할 수 있다는 뜻으로 읽힌다.
구체적으로 북한 당국은 유엔 대북제재로 수출이 제한돼 있는 광물을 본격적으로 중국에 수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최근까지도 석탄이나 아연, 마그네시아크링카(마그네시아트) 등의 광물을 공해상 환적을 통해 중국에 수출해 왔지만 더 큰 규모로 수출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소식통은 “조만간 고가의 광물을 중국에 수출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 때문에 중국 대방(무역업자)들이 조선(북한)과 수시로 연락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