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생일 80돌 ‘충성의 노래모임’ 연습에 軍 고위 간부도 참석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2월 16일 아버지인 김정일 생일(광명성절로 선전) 기념 음악회에서 같은 곡을 두 번이나 앵콜했다. /사진=조선중앙TV 캡처

북한 군 당국이 김정일 생일(2월 16일, 광명성절로 선전) 80돌을 앞두고 경축 분위기 띄우기에 나섰다.

7일 데일리NK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달 20일 전군(全軍)에 ‘광명성절 80돐(돌)을 경축하는 행사들을 성대히 진행하라’는 총정치국 지시가 하달됐다.

이에 따라 각 군단, 사단, 여단을 비롯한 각 구분대들의 정치부에서는 ‘충성의 노래모임’과 ‘3대 장군의 위대성 학습’을 집중적으로 진행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실제 양강도 주둔 10군단(혜산시 춘동)에서는 지난 1, 2일 군단 지휘부 직속 구분대들에서 당직 근무 성원을 제외한 군인들을 중심으로 충성의 노래모임 연습이 진행됐다. 음력설 연휴에도 불구하고 행사 진행에 신경 썼다는 뜻이다.

여기에는 군단 정치위원, 조직부장, 보위부장 등 핵심 간부들도 대거 참가했다고 한다. 이는 고위 간부들이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연출함으로써 당국의 지시와 결정 앞에서는 그 누구도 예외가 아니라는 점을 보여주려는 의도라고 소식통은 분석했다.

이런 가운데, 10군단 직속 경비 중대와 통신 중대의 군인들을 중심으로 피로감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제기된다.

이들 중대의 경우 주야(晝夜) 3교대 근무를 수행한다. 원활한 근무 보장을 위해서는 군인들에게 충분한 휴식을 보장해줘야 한다.

이 같은 사정은 전혀 반영되지 않았고 이들은 오전 정치 상학에는 김정일의 위대성 학습을, 저녁 시간에는 충성의 노래모임에 참여해야 했다.

소식통은 “고된 군 생활을 이어가는 군인들을 늦은 시간까지의 노래 연습을 시키는 것은 오히려 역효과를 만들 뿐”이라면서 “배고픔을 호소하는 청년 군인들에게 급식 문제를 해결해준다는 지시는 없고, 노래모임과 학습을 통해 충성심 세뇌만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지금 노래와 춤이 아니라 충분한 휴식과 배불리 먹이는 문제가 시급히 해결돼야 한다”면서 “그런데 군은 충성심을 명목으로 청년 군인들의 고통을 외면하고만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10군단 내에서는 조만간 조직부와 선전부 부부장, 과장 지도원들로 구성된 검열 성원들을 사, 여단들에 파견, 광명성절 80돌 경축 충성의 노래모임 준비 실태를 중심으로 요해(了解·장악) 작업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