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최고사령관 추대 기념 충성의 노래모임서 ‘내홍’… 왜?

소식통, “합창서 가운데 자리 차지해 고위 간부에게 눈도장 찍으려는 아내들, 뇌물도 고여”

2020년 당 창건 75주년을 기념(10월 10일)해 열린 여맹예술소조원들의 경축 공연 모습./사진=노동신문·뉴스1

北 당국이 최고사령관 추대 12주년을 기념해 모든 당 조직에서 충성의 노래모임을 진행하도록 지시했다. 그러나 노래모임으로 인해 간부 가족들끼리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는 전언이다.

평안남도 소식통은 19일 데일리NK에 “김정은 동지의 최고사령관 추대 12주년을 맞으면서 각 도의 모든 기관, 기업소, 단체, 조직들에 당과 수령에 대한 변함없는 충성을 마음 속에 깊이 다지는 의미에서 충성의 노래모임을 진행하라는 지시가 하달됐다”고 전했다.

북한 당국은 이번 충성의 노래모임 관련 지시를 내리면서 그 어느 기관보다 도·시·군당 등 당 기관들이 앞장 서서 성심성의껏 모임을 조직하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이달 초순부터 평남도당을 포함해 평성시당, 덕천시당 등 평안남도 내 모든 당 기관 간부들과 가족들이 충성의 노래 모임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노래모임이 계속되면서 누가 가운데 자리를 차지할 것이냐를 두고 간부 가족들 사이의 신경전이 고조되고 있다.

소식통은 “덕천시는 합창단의 중심에 책임비서가 서고 그 앞줄과 책임비서 옆에 당간부의 아내들인 여성들, 그 뒷줄에는 간부들이 서기로 했다”며 “책임비서를 중심으로 앞자리와 바로 옆자리에 누가 서냐를 두고 아내들끼리의 질투와 불화가 일고 있다”고 말했다.

덕천시당은 당내 선전부가 노래모임을 조직하고 있는데 책임비서 앞이나 옆자리를 차지하고 싶은 아내들이 선전부에 담배나 돈을 뇌물로 고이기까지 하고 있다.

또한 간부 가족들은 ‘합창 뿐만 아니라 독창, 중창, 기악 합주 등 여러 무대에 누가 출연하느냐’하는 문제를 놓고 이를 총괄하는 선전부 부장 및 조직부 내부 부장에게 잘보이기 위해 이들의 집까지 쫓아다니며 뇌물을 바치고 있다.

간부의 아내들이 충성의 노래모임에서 이렇게 자리 다툼을 벌이는 것은 덕천시당이 워낙 간부 교체가 심해 한 자리에 3년 이상 있기 어렵고 리당(里黨)이나 공장 같은 하부 말단 자리로 밀려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때문에 간부 아내들이 책임비서나 선전비서 등 중역을 맡고 있는 간부들에게 눈도장을 찍어서라도 남편을 내조하고 싶은 마음에 노래모임에서 자리를 놓고 신경전을 벌이는 것이라고 소식통은 설명했다.

반면 노래모임 참가자로 뽑히지 못한 덕천시당의 간부 아내들은 노래모임에 참여하는 간부와 아내들을 위한 음식이나 선물을 마련하는 후방공급사업에 나서고 있다.

소식통은 “충성의 노래모임 참가자로 뽑히지 못한 것에 대한 불만도 크지만 후방공급사업을 제대로 하지 못할 경우 간부들에게 밉보일 수 있기 때문에 이 또한 나름대로 성심껏 참가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