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중 화물열차 운행 후폭풍?…북한 외화 환율, 연일 ‘고공 행진’

화물열차 운행 전 比 43~45% 급등...소식통 "무역 재개 기대심리로 외화 구입 동향 지속 포착"

달러
미국 100달러 짜리 지폐. /사진=pixabay

지난 16일 북중 화물열차 재개 이후 북한 외화 환율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북한 당국은 무역 재개와 관련한 확실한 지시를 내놓지 않고 있지만 무역 일꾼이나 돈주들은 수입 확대를 기대하고 외화를 사들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데일리NK의 북한 시장 물가 정기 조사 결과, 24일 북한 원·위안화 환율은 평양 860원, 신의주(평안북도) 870원, 혜산(양강도) 890원으로 나타났다. 

신의주의 경우 북중 화물열차 재개 직후인 지난 20일 1위안이 북한 돈 700원에 거래됐지만 나흘 만에 또다시 170원이 상승한 것이다.

국제화물열차가 중국 랴오닝(遼寧)성 단둥(丹東)으로 들어가기 직전인 이달 11일 북한 원·위안화 가격이 평양 590원, 신의주 600원, 혜산 620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45%가 폭등한 것이다. 

북한 원·달러 환율도 비슷한 폭으로 상승했다. 24일 북한의 달러 가격은 평양 6750원, 신의주 6730원, 혜산 6675원으로 조사됐다. 지난 11일과 비교할 때 약 43%가 급등한 것이다.   

현재 북중 무역열차 운행 재개 이후 외화 환율이 연일 상승하고 있는 건 무역재개에 대한 기대심리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2020년 1월 이전처럼 소규모 무역기지나 개인이 비교적 자유롭게 무역에 참여할 수는 없겠지만 한 번 화물열차가 운행된 이상 국경 봉쇄가 조금씩 해제되는 방향으로 가지 않겠냐는 게 북한 내부 무역 관계자의 설명이다. 

더욱이 북한 무역일꾼들은 당국이 내달 16일 광명성절(김정일 생일) 80주년을 시작으로 조선인민혁명군 창건 130주년인 4월 25일까지 ‘민족최대의 경축기간’으로 지정했기 때문에 적어도 4월 25일까지 당국의 일시적 무역 허가가 지속적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가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관련기사 바로가기 : ‘민족최대 경축기간’ 설정…先代생일 정주년-김정은 집권 10년 강조)

‘민족 최대의 경축기간’에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당 제1비서 추대일인 4월 11일,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추대일인 4월 13일, 태양절(김일성 생일) 110주년인 4월 15일이 포함돼 있다.

선대(先代)의 업적을 부각하고 최고지도자의 애민 리더십을 강조하기 위해서 북한 당국은 간부 및 주민들에게 다양한 선물을 공급하고, 물가를 안정화 시키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선 식료품, 생활용품, 공업품 등의 수입 확대가 반드시 뒷받침돼야 하는 상황이다. 

때문에 현재 북중 화물열차가 정기적으로 운행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미리 외화를 사놓고 무역 참여를 준비하는 사람들이 늘어난 것으로 알려진다. 

이런 가운데, 휘발유와 경유 가격도 폭등한 것으로 조사됐다. 24일 북한에서 휘발유는 1kg에 평양 9700원, 신의주 10100원, 혜산 10680원에 거래됐다. 

지난 11일 휘발유 거래 가격이 1kg에 평양 6680원, 6970원, 혜산 7440원이었던 것과 비교할 때 약 45%가 급등한 것이다. 

경유 가격도 비슷한 폭으로 상승했다. 24일 경유 가격은 1kg에 평양 6440원, 신의 6620원, 혜산 7000원에 거래돼 41~45%가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최근 북한의 유가 폭등은 수입 감소에 의한 것이 아니라 환율 상승에 따른 가격 인상으로 보인다.  

내부 소식통은 “지금 의주 방역시설에 보관돼 있는 물품을 각 지역으로 운반하려면 운송용 연유(燃油)가 많이 필요하긴 하지만 아직까지는 그 이유로 기름값이 올랐다고 보기 어렵고 딸러(달러)가 오르면서 연유값도 자연스럽게 오른 것으로 봐야한다”며 “며칠 전에도 중국에서 연유가 들어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