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광명성절 선물 위해 급하게 열차 운행…고위간부도 中입국”

소식통 "의주방역시설 수용 능력에 따라 수입량과 화물열차 운행 횟수 조절할 것"

16일 오전 중국 랴오닝성 단둥역에 정차돼 있는 북한 화물열차의 모습. 이 열차는 기관차 뒤에 1량의 승객차와 18량의 화물 컨테이너로 구성돼 있다. /사진=데일리NK

북한 당국이 중국 랴오닝(遼寧)성 단둥(丹東)과 북한 평안북도 신의주를 잇는 국제 화물열차를 연이어 운행하면서 일각에선 북중간 정기적 열차 운행이 시작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하지만 북한 당국은 의주방역시설(국가서부물류종합처리장) 수용 능력에 따라 국제 화물열차 운행 횟수를 조절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16일 북중 국경 봉쇄 이후 약 2년만에 중국에 들어왔던 북한 화물열차가 17일 오전 7시쯤 물자를 싣고 북한으로 돌아간 가운데, 또 다른 화물열차가 오전 9시께 중국 단둥역에 도착했다. 

이 화물열차 역시 건설자재와 식료품, 약품 등을 싣고 북한으로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다만 북한의 연이은 국제 화물열차 운행은 내달 광명성절(2월 16일·김정일 생일) 행사 준비를 위한 단기적 재개일 뿐, 곧 열차 운행의 정기화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전언이다.

특히 이번 화물열차를 통해 수입하는 모든 물품을 지난 말 완공한 의주방역시설에 보관할 예정인 만큼 방역시설 수용 능력에 따라 수입량을 조절한다는 계획이다. 

북한 당국은 지난해 초부터 신의주 인근에 위치한 의주공항 활주로에 방역 시설을 신설하고 북중 교역 시작을 위한 방역 준비를 해왔다.

의주방역장 가동이 본격적으로 이뤄지는 것은 처음이어서 방역시설의 실제 수용량이 어느 정도인지, 물품별 방역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는지 등에 대한 평가도 함께 이뤄질 예정이라고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이날(17일) 오전 북한으로 돌아간 화물열차에는 건설자재, 의약품, 생필품, 식료품이 주로 실렸는데, 품목에 따라 짧게는 15일에서 길게는 한 달까지 의주 방역시설에 격리될 예정으로 전해졌다. 

북한이 수입한 물품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품목은 콩기름이라고 한다. 이는 북한에 수출할 목적으로 중국 대방(무역업자)들이 준비한 것으로, 양으로 따지면 1천 톤 이상이라는 전언이다.  

일부는 화물열차에 실리고 나머지는 중국 산둥(山東)성의 한 항구에서 선박을 이용해 남포항을 통해 반입될 것으로 보인다. 

대량으로 수입된 콩기름은 광명성절 및 태양절(4월 15일·김일성 생일)에 주민들에게 선물로 제공될 것이라고 한다. 

북한 당국은 수입물품도 철저하게 소독하고 한 달 가량 격리 기간을 거친 후 유통할 수 있도록 하고 있기 때문에 당장 물품을 들여와야 내달 16일 전에 공급을 시작할 수 있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때문에 광명성절이 한 달 남은 상황에서 화물열차 운행 재개를 통한 대량 수입을 전격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16일 화물열차가 중국으로 들어올 때 객차에 북한 고위급 간부들이 함께 타고 있었다는 주장도 나왔다.  

소식통에 따르면 대외경제성과 국가보위성, 그리고 국가계획위원회 소속 간부도 열차를 타고 단둥에 들어왔으며 이들이 중국 현지에서 실제 수입 가능 품목과 량, 물품 조달 경로, 중국 대방(무역업자)의 신뢰도 등을 평가할 계획이라고 한다. 

중국에 파견된 간부 중 국가계획위원회 인사가 포함된 것은 다음달 진행될 최고인민회의에서 무역 관련 예산을 심의하기 전(前) 관련 사업액을 면밀히 조사하기 위한 목적으로 전해진다. 

특히 북한 고위 간부들이 중국에서 이 같은 내용을 조사하고 평가하는 이유는 중국을 통해 이뤄지는 모든 무역 활동이 북한 당국의 통제와 관리하에 진행되도록 하는 데 있다고 한다.  

소식통은 “무역량이 확충돼도 밀수를 철저히 차단하고 허가한 상품만 들어올 수 있도록 통제를 하겠다는 것”이라면서 “또한 품목과 수량이 제대로 들어왔는지를 확인하고 정확한 세금을 징수하기 위한 장치도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