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성 담배농장서 화재…담배 모 키우던 온실 다 타버려 큰 손실

함경북도 국경 지역의 한 밭에 다양한 농작물들이 자라나고 있다. /사진=데일리NK

함경북도 온성군의 4·25 담배농장에서 한밤중 화재로 한 분장의 땅에 심어야 할 모 전체가 타버리는 크나큰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5일 데일리NK에 “지난달 온성군 담배농장의 중이 분장에서 야간 온실관리 담당자들이 술을 마시고 만취한 상태로 난로에 불을 지피고 잠을 자다가 불이 온실 전체로 번져 그 안에서 키우던 담배 모 전체가 타버리는 사고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온성군 4·25 담배농장은 매년 2월부터 온실 땅 밑에 철관을 박고, 구들을 만들고, 그 위에 흙과 부식토를 깔고, 씨앗을 뿌린 뒤에 적정 온도를 보장하면서 담배 모를 키워 4월 말이나 5월 초에 밭에 옮겨 심는다.

그렇게 담배 모를 키우는 작업이 한창이던 지난달, 야간근무에 나선 온실관리 담당 농장원 2명이 술에 취한 상태로 난로에 불을 지피고 잠든 사이 불길이 번지면서 온실이 다 타버리는 화재 사고가 일어났다.

당시 문짝부터 타기 시작한 불은 박막까지 다 태울 정도로 크게 번졌고, 이로 인해 2cm 정도 자란 담배 모도 모두 불에 타 죽어 심각한 문제로 떠올랐다.

이 온실에는 한 개 농장이나 다름없는 크기의 중이분장 전체 땅에 심을 담배 모를 키우고 있었는데 이번 사고로 모가 다 타버려 분장의 땅 전체를 비워놓을 수밖에 없는, 사실상 담배 농사를 짓지 못하는 형편이 돼버린 것이다.

한해 농사에 큰 차질을 빚은 이번 사고에 군(郡) 당위원회와 안전부, 보위부까지 나섰지만, 책임을 물어야 할 당사자들이 모두 큰 화상을 입고 의식이 없는 상태여서 법적 처벌을 내릴 상황도 아니라는 게 소식통의 전언이다.

실제 당시 술에 취해 온실에서 자고 있던 농장원 2명은 화재 사고 직후에 병원으로 실려가 치료를 받고 있으나, 현재로서는 살아날 가망이 희박한 상태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이 사태에 대해 일군(일꾼)들은 일단 다른 분장들에서 모를 내고 남는 모들을 전부 수거해서 중이분장을 살리자는 의견을 내놓고 있으나, 어느 정도까지 도움이 될지 그것도 의문이라는 말도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북한 당국은 이번 사고 원인 분석에 나서면서 이미 전부터 농장원들이 야간근무에 나오면 들놀이 온 것처럼 술을 마시는 등의 해이한 행동을 보였다는 점을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작업반장이나 분조장들이 농장원들을 제대로 통제하지 못했다는 것으로 처벌받을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소식통은 “올 한해 중이 분장의 땅에 심어야 할 모가 하나도 남지 않아 담배 농사가 초부터 망한 것에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며 “그런데 정작 이 사태에 대해 책임질 농장원은 사고로 의식이 없는 형편이라 처벌은 고사하고 책임도 묻지 못해 결국 관리일군들에게 책임이 전가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