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순천인비료공장 설비 요청에…中 “‘金’ 싸게 달라”

소식통 "전체 필요 설비 중 20%만 확보...올해 순천인비료공장 정상 가동 불가능할 듯"

순천린비료공장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20년 새해 첫 현지지도로 순천린(인)비료공장건설현장을 방문했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1월 7일 전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지난 5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직접 ‘자력 완공’을 선전했던 순천인비료공장이 아직도 생산에 돌입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현 단계에서 가장 시급한 문제는 설비 마련이라고 소식통이 알려왔다. 다만 설비 수입을 두고 중국과의 거래가 원만치 않다고 한다.

내부 소식통은 3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순천린(인)비료 공장에 생산 공정 설비가 전혀 갖춰져있지 않다”면서 “무역지도원들이 중국에 나가서 (수입해야 할 전체 설비의) 20% 정도를 확보해 둔 상태”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현재 확보한 설비들은 바로 들여오지 못하고 있다”면서 “중국 (랴오닝(遼寧)성) 대련(大連) 등 국경도시에 보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조치로 국경이 봉쇄된 상태여서 설비를 확보하는대로 반입하지 못하고 50% 가량 물량이 채워지면 한꺼번에 대규모로 들여올 계획이라는 설명이다.

이런 가운데, 중국 측은 설비 판매에 대한 대가로 북측에 광물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중국은 주로 금, 은과 같은 광물을 기존 가격보다 저렴하게 제공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한다.

소식통은 “중국에서 설비를 대주는 대가로 희귀금속을 요구하는데, 그 논의가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면서 “설비를 확보하는 것도, 들여오는 것도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비료 자체 생산을 계획했던 북한 당국은 순천인비료공장 가동이 정상화되지 않자 올해도 중국에서 수입한 비료에 의존하고 있다.

질소비료, 칼륨비료, 요소비료 등 화학비료를 중국에서 수입하고 나머지 부족 분은 가축분뇨 같은 천연비료로 충당하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코로나19 차단을 목적으로 국경을 차단한 후 세관을 통한 비료 수입이 여의치 않아 공해상에서 선박을 통한 불법 환적 방식으로 들여오는 비료 양이 상당하다고 한다.

한편 북한 내부에서는 올해 안에 순천인비료공장 정상 가동을 시작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중앙에서 국가지표계획을 하달해야 이를 바탕으로 다른 나라에 협조를 요청하든 무역일꾼을 파견해 필요한 자재와 설비를 들여올 텐데, 당(黨)에서는 대기 명령만 되풀이하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주장이다.

상부의 특별한 지시가 없을 경우 내년 1월 예정된 8차 당대회에서 비료 관련 생산 목표가 나올 때까지 현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 8차 당대회에서 제시될 국가경제발전 5개년 계획에 순천인비료공장 및 탄소하나화학공업을 중심으로 비료를 자급자족하겠다는 목표가 포함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소식통은 “당과 국가가 다 달라붙어 도와줘야 순천린비료공장 생산을 겨우 시작할 수 있다는 말이 나온다”면서 “5년 안에 비료를 완전 자력으로 생산하고 충당하는 일이 가능할지는 확신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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