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 일부 지역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재확산되면서 최근 시장에서 새끼돼지 유통이 사실상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평안남도 소식통은 19일 데일리NK에 “요즘 시장에서 웃돈을 얹어줘도, 돼지를 구할 수가 없는 상황”이라며 “돼지열병으로 인해 새끼를 생산할 수 있는 모돈(母豚) 자체가 감소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ASF가 한 번 발생하면 같은 농장에 있던 돼지들도 거의 다 폐사하고, 임신 중이던 돼지도 유산하기 때문에 자돈(仔豚) 생산이 어려운 일이 됐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북한 당국은 지난해 5월 자강도 우시군 북상협동농장에서 ASF가 발병해 사육 중인 돼지 99마리 중 77마리가 폐사하고 22마리를 살처분했다고 세계동물보건기구에 보고했으나 이후 추가 발병 보고를 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북한 당국은 첫 발병 보고 이후 ASF 예방을 위한 지침서를 지속 각 농장에 하달하고, 예방수칙 준수를 강조하고 있어 감염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계속됐다.
실제로 본지 취재결과 지난 5월에도 함경북도와 황해남도 협동농장에서 사육하던 돼지들이 갑자기 폐사하는 등 ASF 확산으로 보이는 정황이 포착돼기도 했다. (▶관련 기사 바로 가기: 황해남도·함경북도에서 돼지 폐사…아프리카돼지열병이 또?)
당시 농장 돼지들이 집단 폐사하자 북한 당국은 수의 방역 담당자와 조사팀을 각 지역 협동농장에 파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달 초에는 북한 접경지역인 강원도 철원과 화천에서 야생 멧돼지와 사육 돼지가 잇따라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진 판정을 받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현재 북한 시장에서 10kg짜리 새끼돼지 가격은 북한 돈 30만 원으로, 북한이 아프리카돼지열병을 세계동물보건기구에 신고하기 전인 지난해 4월과 비교했을 때 3배 가량 상승한 것으로 확인된다.
이마저도 구하기 힘들어 ‘부르는 게 값이 될 판’이라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다만 시장에서 돼지고기 가격이 비교적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코로나 비루스(바이러스) 방역으로 인해 가정마다 소득이 줄어들면서 돼지고기를 살 여력이 안 되니 값이 오히려 조금 떨어지는 모습도 보였지만 돼지열병으로 계속해서 모돈이 줄면서 돼기고기 값이 폭등할 수도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세계동물보건기구(OIE)가 최근 정례보고서를 통해 북한에서 ASF가 진행되고 있음을 밝혔다고 17일 자유아시아방송(RFA)이 보도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