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차단을 위해 무허가 국경 접근 인원에 대해 사격 명령을 내린 가운데, 일부 꽃제비(부랑아)들이 감시의 눈을 피해 중국 국경도시로 넘나들고 있다. 굶주림에 사선(死線)을 오가며 먹을 것을 찾고 있는 모습이다.
중국의 대북 소식통은 12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지난 4월부터 랴오닝(遼寧)성 단둥(丹東) 인근에 조선(북한) 꽃제비가 목격되고 있다”며 “(평안북도) 신의주나 의주군 일대에서 온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단둥과 신의주 사이에 흐르는 압록강은 강폭이 넓을 뿐만 아니라 중국이 최첨단 카메라를 이용해 상시 감시하고 있다. 여기에 북한 당국도 ‘사격’을 명령한 상황이기 때문에 도강(渡江)이 쉽지 않다.
다만, 국경경비가 상대적으로 느슨했던 지난해 중국 국경 도시에서는 북한 주민들이 넘어와 도둑질하는 현상이 빈번했다. (▶관련기사 : 中, 국경서 확성기로 北 향해 욕설 방송…무슨 일?)
그러나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국경경비가 크게 강화되면서 이 같은 사례는 거의 포착되지 않았고, 이에 북한 꽃제비가 어떻게 강을 건넜는지에 대해서 현지 주민들도 의아해하고 있다고 한다.
소식통은 “이 꽃제비는 지난 4월 처음 주민들에게 발견됐다”면서 “어떻게 넘어왔는지에 관해 묻는 말에 이 꽃제비는 ‘지난해부터 여러 번 의주군 근처의 압록강을 통해 왔다’고 답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 꽃제비는 사람이 많은 시내가 아닌 농촌 지역으로 들어가 농사일을 도와주면서 먹는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며 “발각되지 않으려고 일부러 인적이 드문 농촌 지역으로 숨어들어 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중국) 주민들이 총을 든 (북한) 군인이나 도적들만 신고하지, 꽃제비는 불쌍해 신고하지 않았다”며 “꽃제비가 중국까지 건너와서 빌어먹고 다닌 일이 별로 없어 상당히 이례적인 현상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다른 국경 지역인 지린(吉林)성 창바이(長白)현에서도 꽃제비들이 북한과 중국을 드나드는 모습이 포착됐다.
또 다른 대북 소식통은 “혜산에 꽃제비가 늘어났고, 7명 정도 무리를 지어 다닐 정도로 패거리가 커지고 있다”면서 “이들은 평상시에는 강가에 가서 고철이나 플라스틱 물병을 줍고 다니다가 밤에 몰래 중국에 넘어가 농작물 등을 훔치는 등 농가에 피해를 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다만,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인해 조선 당국이 월경자에 대해 사격 명령을 내린 만큼 꽃제비들도 함부로 넘나들지 않는다”면서 “이런 도강행위가 빈번한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배고픔을 참지 못한 꽃제비들이 중국 일부 국경 지역에서 발견되고 있지만 흔한 상황은 아니라는 것이 두 소식통의 공통된 이야기다.
이런 현상에 대해 북한 내부 소식통은 “예전에는 꽃제비가 줄고 있었고 나라에서도 적극적으로 꽃제비를 잡아들였는데 올해 비루스(바이러스) 때문에 경제가 나빠져 급격하게 늘어났다”면서 “이들은 탈북보다는 먹을 것을 찾기 위해 잠시 중국에 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