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 방지 총력 北, 안전원에 “담당 지역 하루 100바퀴 돌라” 강요

북중 국경지대의 한 마을 살림집 사이에 영생탑과 김일성김정일 모자이크 벽화가 눈에 띈다. /사진=강동완 동아대 교수 제공

최근 북한 당국이 탈북 및 도강(渡江)을 방지하기 위해 공안 기관의 역할 강화를 주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겨울철 얼어붙은 강을 건너 탈북하려는 주민들이 많아질 수 있다고 판단한 당국이 이를 미연에 차단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11일 데일리NK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이달 초 양강도에 ‘담당 관할 지역을 하루 100바퀴 돌면서 주민 요해(了解‧파악)와 순찰을 강화하라’는 중앙 사회안전성의 지시가 하달됐다.

또한 ‘안전원 1명당 1제곱미터(m²) 책임제’의 원칙을 내걸었다. 인적 드문 곳에 이르기까지 구역을 빠짐없이 분담, 일거수일투족 감시를 강조했다는 뜻이다. 아울러 “(예비) 범죄자들이 자기 관내에 절대로 발을 붙이지 못하도록 하라”는 지시도 특별히 강조됐다.

이에 따라 양강도 안전국은 발 빠른 대처를 보여줬다. 지난 3일 각 시, 군 안전부장-부부장회의를 소집하고 11, 12월을 집중검열 단속기간으로 지정했다. 또한 야간통행금지 시간(저녁 6시~새벽 7시) 위반과 장기 숙박(외래자) 집중 단속을 강조했다고 한다.

특히 혜산시 안전부의 경우, 이달 4일부터 동 담당 안전원들의 하루 사업 실태를 현장에서 실시간으로 보고하는 체계로 전환했다는 전언이다.

또한 안전원들에게 매일 이상 동향 주민을 1일 3명 이상을 반드시 작성‧보고하도록 하고 있다.

소식통은 “코로나로 국경이 봉쇄되면서 (탈북을) 시도하는 주민들이 줄기는 했지만, 그럼에도 최근 식량난으로 인한 동향이 제기되고 있어 (당국이) 바싹 긴장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아무리 지시라고 하더라도 하루에 담당 지역을 100바퀴를 어떻게 도느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와 관련 소식통은 “(당국의) 지시가 하루에 수십 가지가 내려질 때도 있지만, 지시는 지시일 뿐 모두 집행할 수는 없다”면서 “당에서 10바퀴를 돌라고 하면 1/5정도를 수행하는 등 상황에 대처하면 된다”고 했다.

한편 안전원들의 시도 때는 없이 동네 순찰에 피해를 받는 건 결국 주민들이다. 이들은 “눈만 뜨면 감시를 받는 기분이 든다”며 불편한 심기를 표출하고 있다는 것이다.

심지어 일부 주민들은 담당 안전원을 가리켜 “현대판 ‘택간’(북한영화에 조연으로 나왔던 기회주의자를 칭함)이 생겼다”는 조롱까지 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