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실 경비근무 서던 대학생, 동기생에 목총 휘둘러…왜?

북한 함경북도 무산군 전경.(기사와 무관) /사진=데일리NK

함경북도에서 장마철 특별경비주간 대학 혁명사상연구실 경비근무에 동원된 대학생들 사이에 폭행 사건이 발생해 한바탕 소동이 빚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24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지난 17일 장마철 특별경비주간에 혁명사상연구실 경비근무에 나온 청진사범대학의 한 대학생이 교대자인 동기생을 목총으로 때리고 죽도록 밟아놓은 일이 있었다”며 “가해 대학생은 청진시 안전부에 체포됐고, 피해자는 현재까지 의식이 없는 상태에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앞서 북한 당국은 장마철에 대비해 농작물 피해를 방지하고 주민지대 안전을 보장할 대책을 마련하라는 지시와 함께 연구실 등 모심 건물들에 대한 특별경비를 강화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이번 장마철 특별경비 강화 지침에 따라 청진사범대학은 혁명사상연구실 경비근무 인원을 본래 1명에서 2명으로 늘리라는 지시를 받았지만, 방학 기간인 데다 자가생으로만 근무를 짜 인원이 모자라는 통에 평소대로 1인 경비근무를 조직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다 지난 17일 새벽 청진사범대학 혁명역사학부 2학년생 김모 군이 경비근무 교대자인 동기생을 폭행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소식통이 전한 이번 사건의 경위는 다음과 같다.

16일 밤 11시부터 17일 새벽 1시까지 경비근무를 선 김 군은 1시가 지나도 근무를 교대할 동기생이 나오지 않자 근처 동기생의 집으로 향해 술 마시고 자고 있던 그를 깨워 불러냈다.

그런데 이 동기생은 김 군에게 계속 잠을 깨웠다며 투덜거리고 한 시간이 넘도록 늑장을 부린 것도 모자라 경비근무를 서는 곳에까지 와서도 담배 한 대 피울 테니 기다리라면서 오히려 적반하장으로 행동했다.

이에 화가 치민 김 군은 참다못해 메고 있던 목총으로 담배를 피우려 돌아선 동기생의 뒤통수를 내리쳤다. 김 군은 이후에도 화를 억누르지 못하고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던 동기생에게 “술을 처먹고 늦게 나온 주제에 무슨 할 소리가 있느냐”고 소리치며 발로 목을 짓밟았다.

이 장면은 대학 정문 순찰을 하던 직일 근무 교원에게 발각됐고, 이 교원은 즉시 대학 학장과 당위원장에게 상황을 보고했다. 또 폭행을 당해 쓰러져 있던 대학생을 급히 시 병원으로 옮겼으나, 그는 현재까지 의식이 없는 상태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가해 대학생은 살인미수죄로 지금 안전부 예심과 구류장에 있는데 예심과정에서 혁명사상연구실 경비근무에 돈 있고 힘 있는 집 애들은 전부 빠지고 가난하고 능력이 부족한 애들만 나서서 화가 난 데다 근무를 이탈하고도 마지막까지 뻔뻔스럽게 노는 동기생의 행동에 순간적으로 화가 동해 실수를 저질렀다고 진술했다고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소식통은 “현재 대학 학장과 당위원회 위원장은 상급에 불려 다니며 심한 꾸중을 받고 있다”면서 “위에서는 대학생들을 잘 관리하지 못한 대학 당위원회에 책임을 물을 것으로 예견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