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중국에 사는 일부 탈북민들이 중국인 동거남들의 폭력으로 인해 인지 기능이 저하되는 등 심각한 피해를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7일 데일리NK 중국 현지 대북 소식통은 “중국 허베이(河北)성에 사는 한 50대 탈북민 여성이 지난 1월 중국인 동거남에게서 당한 폭행으로 뇌 손상을 입었다”면서 “그 후유증으로 인지 기능 장애가 생겨 그를 알았던 주변 탈북민들이 안타까움을 금치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탈북민 여성은 이전에도 중국인 동거남에게 상습적으로 폭행을 당해왔는데, 지난 1월 폭행이 되풀이되는 삶에서 벗어나고자 살고 있는 집에서 달아났다가 붙잡혀 더 심하게 폭행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여파로 이 탈북민 여성은 현재 사람을 보고도 누구인지 잘 알아보지도 못하고 의미 없이 실실 웃기만 하는 상태에 놓여있다는 전언이다.
실제 소식을 듣고 그를 찾아간 주변 마을의 탈북민들은 안타까움에 눈물을 훔쳤다고 한다.
소식통에 따르면 한 탈북민은 “인지 수준이 5~6살밖에 안 돼 보이는 그를 본 순간 믿어지지 않았다. 평소에 나를 동생처럼 잘 대해줘 무척 가깝게 지냈는데, 그런 나를 알아보지도 못하는 모습에 눈물이 다 나왔다. 언제 빨았는지도 모를 옷을 입고 있는 그에게 고향이 어디인가 물으니 계속 고개만 저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너무 화가 나서 동네 파출소에 신고했더니 ‘신분이 없는 이의 신고는 받아 줄 수 없다. 조용히 살라’는 말을 들었다”며 “탈북민을 마구 때리고 죽여도 누구 하나 처벌받지 않는다는 생각에 억장이 무너졌다”고 했다.
탈북민들이 중국인 동거남들에게 폭행당하는 사건은 이뿐만이 아니다. 지린(吉林)성에 사는 30대 탈북민 여성 역시 중국인 동거남은 물론 그 가족에게도 손찌검당하며 힘겨운 삶을 살고 있다고 한다.
소식통은 “이 집의 사람들은 탈북민을 아내로 며느리로 삼기 위해 돈을 주고 사서는 머슴보다 못한 취급을 하고 있다”면서 “심지어 최근에는 무슨 일을 하든 나가서 하루에 돈 100위안 이상은 벌어오라고 내몰고 있다”고 전했다.
이런 실정으로 이 탈북민 여성은 새벽부터 남의 집 밭 정리 등 돈이 될 만한 일을 찾아다니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렇게 밖에서 일을 하고는 집에 돌아가서는 또다시 온갖 집안일에 시달리고 있는데, 조금이라도 싫은 티를 내면 바로 매를 들고 달려들어 중국인 가족들이 하라는 대로 하면서 살고 있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중국인 동거남에게서 폭행당하는 탈북민 여성들이 전에도 없었던 건 아니었지만, 그래도 달아날까 봐 폭행은 될수록 하지 않으려는 분위기가 있었다”며 “그런데 지금은 한국에 가기도 쉽지 않고 잡히면 북송 대상이 된다는 것을 중국인 남성들이 더 잘 알기에 탈북민 여성들을 독 안에 든 쥐라고 여겨 무서운 것 없이 폭력을 행사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중국인 남성들의 폭력으로 신체적, 정신적으로 피해를 보는 참담한 현실에 탈북민들은 ‘우리는 왜 북한에서 태어나 이런 취급을 당해야 하느냐’는 분노와 억울함을 토로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