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하자’ 요구 거절한 女에 폭행 저지른 男…무슨 일?

생활난 겪는 남성들, 돈 있는 집 여성 만나 경제적 도움 받으려 해…뜻대로 안 되자 술김에 발길질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12일 새집들이를 한 함경남도 신흥군 지역 주민들을 소개하며 관련 사진을 실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최근 북한 함경남도 함흥시에서 20대 남성이 자신과의 연애를 거부했다며 여성을 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함경남도 소식통은 25일 데일리NK에 “지난 20일 함흥시에서 20대 남성이 자신과 만나지 않겠다고 거절한다는 이유로 여성에게 폭력을 가하는 일이 벌어졌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20대 남성 A씨는 지난해 11월부터 여성 B씨를 쫓아다니며 일방적으로 만남을 강요했다. A씨는 B씨가 거절 의사를 표했음에도 최근까지 그를 따라다니며 만나달라고 요구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올해 들어서는 B씨의 집 앞에까지 찾아가 ‘사귀겠다는 답변을 들을 때까지 계속 따라다니겠다’는 등 협박성 발언을 하면서 지속해서 B씨를 괴롭혀왔다는 전언이다.

그러다 지난 20일 A씨는 친구들과 술을 마신 뒤 ‘오늘은 무조건 답변을 듣겠다’며 B씨가 지나다니는 골목에서 기다렸다. 그리고 B씨가 나타나자 앞을 막아서더니 ‘내가 그렇게 눈에 안 들어오냐? 어디가 그렇게 싫은 것이냐. 백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가 없다는데 왜 너는 아니냐’며 치근덕댔다.

B씨는 이번에도 ‘연애할 생각이 없다’며 거절했는데, A씨는 이런 답변을 듣자마자 B씨의 겉옷을 잡아채 이리저리 흔들더니 이내 발길질하고 뺨을 때리는 등 폭력을 행사했다.

B씨는 다행히 당시 주변에 있던 사람들에게 도움을 받아 그 자리에서 벗어나 귀가할 수 있었다. 그러나 겉옷이 다 찢어지고 벌겋게 된 뺨으로 집에 돌아온 B씨를 본 그의 부모는 딸이 폭행당했다는 사실을 알아차리고는 곧장 A씨의 집 주소를 알아내 찾아갔다.

B씨의 부모는 폭행 배상금 차원의 돈을 받아내든 신고해 단련대에 보내든 할 작정으로 찾아간 것이었지만, A씨의 어려운 사정에 사과만 받고 선처해주는 것으로 마무리했다고 한다.

소식통은 “A씨는 작년에 제대된 청년으로, 집안이 너무 어려워 돈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형편”이라며 “이에 돈 많은 여성을 만나 경제적인 도움을 받을 생각을 하던 중 B씨가 눈에 들어왔고 그와 사귀어 경제적인 도움을 받고자 다가갔으나 실패하자 술김에 폭력을 행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북한에서는 어려운 형편에 있는 젊은 남성들이 소위 돈 있는 집안의 여성을 만나 경제적으로 도움을 받으려고 하는데, 정작 여성들은 결혼은 물론 연애에도 신중한 분위기라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A씨 사정이 얼마나 안 됐으면 딸이 폭행당했는데 그 부모가 사과만 받고 돌아섰겠느냐”면서 “이번 사건이 발생한 근본 원인은 생활난이라고 할 수 있지만, 그렇다고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마땅한 대책은 어디에도 없어 답답한 현실”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