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대적인 전기검열 와중에 자존심싸움 벌이는 함경북도…무슨 일?

북한 평안남도 순천 지역 민가에 설치된 전봇대 모습. /사진=데일리NK

북한이 10월 전기절약월간을 맞아 대대적인 전기검열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21일 데일리NK에 “지난 5월 일차적인 전기검열 이후에 10월에도 또다시 전기검열이 진행되고 있다”며 “특히 이번에는 더 깐지게(까다롭게) 검열할 데 대한 지시가 내려져서 전기절약 사업이 잘 집행되고 있는지 문제를 더 따져보고 있다”고 전했다.

만성적인 전력난을 겪고 있는 북한은 매년 5월과 10월을 전기절약월간으로 정해두고 이 기간에는 특히 기관·기업소와 주민들에 절전을 더욱 강조하고 있다.

북한은 지난 5월에 이어 10월에도 전국적으로 전기절약사업이 구체적으로 집행되고 있는지, 도·시·군 기관들과 주민들은 사업에 얼마나 잘 동원되고 있는지를 중심에 두고 검열을 진행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특히 북한은 각 기관·기업소들이 정해진 시간에 전기를 공급받아 교대로 가동하는 ‘교차생산’ 시간을 잘 지키고 있는지 불시 검열하고, 주민선 전기 공급과 농촌 탈곡장 전기 공급 실태도 검열해 전면적으로 보고하도록 지시한 상태다.

이런 가운데 북한은 도(道)와 도가 서로 상대 도를 검열하게 해 현재 함경북도와 함경남도가 교차 검열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함경북도와 함경남도는 각각 상대 도에서 교차생산이 잘 이뤄지고 있는지, 주민선에는 전기가 잘 들어오고 있는지 등을 살피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말이다.

소식통은 “함경북도는 함경남도와 교차 검열하면서 자존심 대결을 하고 있다”며 “함경남도로 하여금 암흑의 함경북도라는 말을 중앙에 올려보내지 못하게끔 해야 하고, 함경남도에 대한 전기검열을 더 깐깐하게 해야 한다고 벼르고 있다”고 말했다.

중공업이 발달한 함경남도는 다른 도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전기를 잘 공급받고 있고, 주민선 전기 공급도 다른 도보다 나은 것으로 알려져 함경북도의 일꾼들은 드러내놓고 ‘자존심이 상한다’는 말을 하는 형편이라고 소식통은 설명했다.

이런 상황 때문인지 그간 전기가 제대로 들어오지 않았던 함경북도에는 지난 10일부터 하루 2시간 정도씩 전기가 공급되고 있어, 함경북도 주민들 사이에서는 교차 검열이 계속 진행됐으면 좋겠다는 말이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소식통은 “중앙에서는 이번 검열이 끝나면 앞선 5월 검열까지 총 두 번의 검열을 종합해서 5개년 계획 기간 첫해 도별 전기절약월간 집행 정형을 총화하고, 두 번에 걸친 검열을 통해 발전이 없다고 판단된 도들은 단단히 문제 삼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