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집권 10년…평양 중심구역 위주로 3개월치 식량 풀었다

소식통 "주변구역도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 진행 中...지방엔 '과제'로 부여"
"최근 남포 통해 쌀·옥수수 대량으로 들여와"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11월 18일 “정보 당 알곡수확고를 더 높이기 위한 작전과 준비를 빈틈없이 하자”면서 농업 생산에서 앞장 선 단위들의 경험을 공유했다. 신문은 운흥군 대오시천협동농장 직속 2분조는 모두가 합심해 일한 덕에 성과를 냈다고 설명했다. 사진은 기사와 무관./사진=노동신문·뉴스1

북한이 평양시를 중심으로 식량 배급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당국이 평양시민 및 국가기관 간부 등을 중심으로 충성계층 달래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9일 데일리NK 평양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 3일부터 평양 중심구역(만경대·평천·보통강·모란봉·서성·중구역)에 대한 식량 배급이 이뤄지고 있다.

이번 배급은 김정일 사망 10주기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집권 10년이라는 명목으로 이뤄지고 있다. 이 때문에 그동안 이뤄졌던 것보다 배급량이 많은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평양 중심구역은 주민들에게 무상에 가까운 국정가격으로 3개월치 식량을 배급하고 있다.

북한 당국은 특별한 기념일이나 국가 명절마다 열흘 또는 1개월치 식량을 배급 또는 공급하지만 최근 3년 이내에 3개월치의 식량을 한꺼번에 제공한 적은 없었다.

다만 평양 중심구역 배급도 100% 쌀이 아니라 강냉이(옥수수)가 50%의 비율로 섞여 있다는 전언이다.

평양시 주변구역(대동강·동대원·선교·락랑·형제산·룡성·순안·사동·력포·은정·삼석구역)도 식량 공급이 진행되고 있다.

소식통에 따르면 주변구역은 시장 가격보다 50% 가량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이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주변 구역도 전쟁노병, 국가공로자, 노력영웅 등 우대 계층은 배급소를 통해 무상에 가까운 식량 배급을 받고 일반 주민들은 국가식량판매소를 통해 쌀과 강냉이를 공급받고 있다.

이런 가운데, 또 다른 소식통은 “최근 남포를 통해 중국에서 쌀과 강냉이를 많이 들여왔다”며 “이 쌀들을 평양부터 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본지는 지난달 남포항을 중심으로 북한과 중국 간 선박 환적 거래가 급증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관련기사 바로가기: 신의주단둥 무역 재개 동향 잠잠공해상 불법 선박 환적 활발)

북한 당국은 최근 무역기관에 우선 반입해야 할 수입품 내역을 하달했는데 그 중 1순위가 쌀과 옥수수 등 식량이었으며, 농자재와 건설자재가 그 뒤를 이었다.

한편, 지방도 국가기관 간부들을 대상으로 식량 공급이 이뤄지고 있다. 당국이 평양시와 국가기관 간부를 대상으로 한 식량 공급을 우선 실시하고 있는 이유는 김정은 정권의 지지계층을 우대함으로써 충성심을 독려하기 위한 목적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당국은 지방의 일반 주민들에 대한 식량 배급을 직접 지원하지 않으면서도 지역 도당과 인민위원회를 통해 일반 주민들에게도 식량판매소를 통해 공급이 이뤄져야 한다고 명령했다.

또한 김정일 사망 10주기와 김정은 집권 10년 기념에 초점이 맞춰진 공급인 만큼 시장가격보다 대폭 싼 가격으로 식량을 제공하라는 지시도 포함한 것으로 알려졌다.

무상의 선물 공급은 아니지만 주민들이 국가의 배려를 느낄 수 있게 하라는 지시인 셈이다.

다만 지역마다 식량 수급 상황이 다른 만큼 지역별 식량 공급 가격은 다소 차이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