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올해도 비상 방역” 외치자, 주민들 “진짜 우리 버렸다”

향후 방역 정책 화두로 떠올라...소식통 "신의주 무역 재개 소문에 기대 품는 주민도 있어"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당 중앙지도기관 성원들과 함께 11일 설명절 경축공연을 관람했다고 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12일 보도했다. 김 총비서는 공연이 끝난 뒤 주요 예술단체 예술인들과 기념사진을 찍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북한 당국이 노동당 제8기 2차 전원회의(8~11일)에서 국가비상방역사령부를 중심으로 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강화를 예고한 가운데, 이와 관련된 향후 정책 방향이 주민들의 최근 최고의 관심사가 됐다고 복수의 소식통이 전해왔다.

양강도 소식통은 15일 데일리NK에 “음력설 기간 밀수, 장사쟁이, 가족 친척들끼리 전화로 국경봉쇄 강화에 대한 향후 당(黨)의 지시가 화젯거리였다”라고 말했다.

소식통은 이어 “조만간 국경 지역에 강력한 당, 군, 법기관 합동 검열이 진행될 것이라는 이야기도 돌고 있다”면서 “이에 돈 많은 사람도 밀수가 막혀 길거리에 나앉고 있는데, 숨통은 열어주고 검열도 해야 말이 되지 않나”고 목소리도 들리고 있다고 현지 분위기를 소개했다.

이른바 코로나 과잉 방역에 따라 생계에 심대한 타격을 입은 국경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셈이다.

또한 한때 ‘국제사회의 백신 지원’ 소문에 방역 완화 가능성을 진단하는 주민들도 있었으나 “방역의 탕계를 늦춰서는 안 된다”는 선전선동에 이제는 “장기적 자력갱생, 생존 계획을 세우자”는 목소리도 들린다.

내륙 지역도 상황은 비슷하다.

평안남도 소식통에 따르면, 이 지역에서는 “화폐개혁(2009년) 때 나라를 다시는 믿지 말아야 한다고 결심했는데 또 자력갱생하라고 하니 이제는 국가가 우리를 진짜 버린 것 같다”는 말들이 많이 나온다.

이는 평성 시장에서 도매업을 하는 장사꾼들 사이에서 주로 나오는 말로, 이들은 대체적으로 북중 국경지역 밀수꾼에게 대규모 자금을 맡겨놓은 상황이지만 현재까지 돈은커녕 물자도 받지 못하는 위기 상황에 봉착한 상태다.

이에 자연스럽게 장사 품목을 바꾸는 등 생존 전략을 구상하는 주민들도 늘고 있는 형국이다. 이번 음력설에 가족들에게 “이제는 길가에 나가 국밥 장사로 다시 시작하려고 한다”고 다짐하는 도매 장사꾼이 적지 않았다는 얘기다.

다만 평양북도 국경 일대에서 오는 3월부터 무역과 밀수가 재개될 것이라는 소문이 전화를 통해 전국적으로 소문이 돌고 있어 여기에 기대를 품는 주민들도 있다고 한다.

실제로 양강도나 함경북도 무역일꾼들이 평안북도로 거점을 옮기기 위해 가능 여부를 타산하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는 전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