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쌀값, 혜산선 보름만에 7.1% 하락…평양·신의주선 상승

양강도 감자 수확 영향인 듯...현재 北 시장 쌀 가격 코로나 전인 2019년 11월 중순과 비슷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8일 “산골농장에도 알곡 증산의 기쁨이 넘친다”며 올해 농사에서 큰 성과를 이룩했다는 자강도 위원군 고보농장의 사업 경험을 소개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북한 당국이 올해 벼 수확 성공 완료를 선전하고 있는 가운데, 지역별로 쌀 가격 등락이 다소 차이를 보이고 있다. 평균 가격으로 보면 보합세가 유지되고 있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쌀값이 다소 상승하는 양상이다.

데일리NK가 정기적으로 진행하는 북한 시장 물가 조사에 따르면 지난 12일 기준 양강도 혜산의 한 시장에서 쌀 1kg의 가격은 북한돈 5200원으로 조사됐다. 지난달 30일 조사 당시 가격(5600원)과 비교하면 보름여 만에 7.1% 하락했다.

최근 양강도에서 감자 수확이 끝나면서 일부가 시장에 풀린 게 쌀 가격 하락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혜산 쌀 가격은 평양이나 평안북도 신의주보다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평양과 신의주 지역의 시장 쌀 가격은 보름여 만에 다소 상승했다.

지난 12일 기준 평양의 쌀 가격은 1kg에 5070원이었다. 2주 전 조사 때(4900원)와 비교해 3.5% 상승한 것이다. 같은 날 신의주 시장쌀 가격도 1kg에 5090원으로 거래돼 지난 조사 때에 비해 다소 상승한 것으로 파악된다.

현재 북한 지역 평균 쌀 가격은 전년 동월과 비교하면 14.9% 가량 낮은 수치다. 지난해의 경우 쌀 생산량이 높지 않았고 수입도 제한되면서 시장 쌀 가격이 예년에 비해 높았던 것으로 평가된다.

주목할 점은 지난해를 제외하면 현재 북한 시장 쌀 가격이 예년보다 높은 편이라는 것이다. 올해 북한 쌀 가격은 2021년과 2020년 그리고 국경봉쇄 이전인 2019년 11월 중순보다 각각 15.9%, 18.2%, 3.8% 높은 상황이다.

최근 4년 동안 11월 중순 시장 곡물 가격을 비교한다면 현재 북한 쌀 가격은 2019년 가격과 가장 비슷하게 나타나고 있다.

농촌진흥청은 2019년 북한의 식량 총생산량을 464만 톤으로 추정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북한 매체들은 연일 각 협동농장이 당국이 제시한 쌀 생산량을 초과 달성했다고 선전하고 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8일 자강도 위원군과 평안북도 운산군을 소개하면서 “농장마다 흐뭇한 작황이 펼쳐졌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정은미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지난달 통일부 출입기자단을 대상으로 한 주요 현안 워크숍에서 올해 북한의 곡물 총생산량이 작년 총생산량인 451만 톤보다는 증가하더라도 UN 식량농업기구(FAO)와 세계식량계획(WFP)이 예상하는 북한 식량 수요량인 550만 톤에는 도달하지 못해 식량부족 상태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최근 북한 시장에서 옥수수 가격은 지난 9월 중순 이후 하락세가 계속되고 있다.

특히 옥수수 가격 하락세가 두드러진 지역은 혜산으로, 지난 12일 기준 혜산 지역 시장의 옥수수 가격은 1kg에 2300원에 거래돼 지난달 30일보다 11.5%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미국 농무부는 지난 8월 ‘2023~2024 북한 곡물 전망’ 보고서에서 북한의 옥수수 수확량을 예년과 비슷한 230만 톤으로 예상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