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인권 운동 30년…”이제는 국제사회와 연대·협력해야”

(사)물망초가 23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 프레스센터에서 ‘북한인권 운동의 회고와 전망’을 주제로 제90차 물망초 북한인권 세미나를 개최했다. /사진=물망초 제공

지난 30년간의 북한인권 운동을 돌아보고 향후 과제를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사)물망초가 23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 프레스센터에서 ‘북한인권 운동의 회고와 전망’을 주제로 제90차 물망초 북한인권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세미나에는 국내 인권 분야 전문가와 활동가들이 참석해 심도 있는 토론을 이어갔다. 참석자들은 북한인권 문제가 더 이상 미뤄서는 안 되는 과제라는데 공감하며 시민사회와 국제사회의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다는 데 입을 모았다.

첫 발제에 나선 김상헌 북한인권정보센터(NKDB) 명예 이사장은 “국제 시민들이 합법적이고 비폭력적인 방식으로 연대했을 때 인권 개선이 가능했다”며 “북한인권 문제 역시 정부 주도가 아니라 국제 시민사회 차원의 책임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명예 이사장은 1990년대 이후 탈북민 증언이 본격적으로 나오기 시작했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이 국제사회에 충분히 알려지지 못했다는 점을 아쉬움으로 지적했다.

그는 “탈북민들의 증언은 북한인권의 참상을 드러내는 가장 중요한 자료임에도 한국어에만 머물러 국제사회로 확산되지 못했다”며 “앞으로는 이러한 증언을 적극적으로 번역·발신해 국제사회가 공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두 번째 발제자로 나선 제성호 중앙대 명예교수는 북한인권 운동의 성과와 한계를 짚으며 역시 국제사회와의 연대 강화를 강조했다.

우선 제 명예교수는 한국 북한인권 운동 30년을 ▲1990년대 후반 태동기 ▲2000년대 국제적 주목 단계 ▲2010년대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 활동기 ▲최근 정치 환경 변화 이후의 단계로 나눠 “성과와 한계를 동시에 안고 발전해왔다”고 평가했다.

그는 인권 문제 제기에 대한 북한 정권의 일관된 거부, 남한 사회의 제한된 지지 기반, 정치적 대립 구도 등 구조적 제약이 북한인권 운동의 취약점으로 여전히 작용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북한이 유엔 등 국제기구와의 대화 과정에서 보였던 ‘성의 없는 태도’를 언급하며 “북한이 인권 문제를 진지하게 다루도록 만드는 것은 국제사회의 압박과 시민사회의 지속적인 노력이 병행돼야 가능하다”고 말했다.

제 명예교수는 한국 내 활동만으로는 한계가 분명하다면서 해외 단체들과의 협력 및 국제적 압박을 더 정교하게 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

이어진 토론에서 차성근 전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는 지난 30년간 북한인권 개선을 위해 헌신해 온 활동가들의 노고를 언급하며 “현장의 활동가들이 있었기에 지금까지의 성과가 가능했다”고 치켜세웠다.

다만 북한인권 운동이 여전히 남북 정치 구도와 국제 환경에 제약을 받는 만큼 앞으로는 시민사회의 자율성과 연대가 더 강화돼야 한다는 점을 짚었다.

또 다른 토론자인 이영환 전환기정의워킹그룹 대표는 북한인권 운동을 전환기 정의(Transitional Justice)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단순한 인권 현안이 아니라 과거 범죄에 대한 기록·책임 규명·정의 실현이 병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그는 “시민단체만의 노력으로는 한계가 뚜렷하다”며 “장기적 관점에서 정권 교체와 무관하게 일관된 대북 인권 정책을 추진하고 다양한 시민단체와 종교단체가 연계해 국제 공조를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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