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정은 집권 13년간 북한에서 최소 300여명이 처형됐고, 특히 코로나19 국경 봉쇄 이후 처형 사례가 두 배 이상 급증했다는 내용의 보고서가 나왔다.
북한인권조사기록단체 전환기정의워킹그룹(TJWG)은 이날 발간한 ‘코로나19 팬데믹 전과 후 북한의 처형 매핑-김정은 정권 하 13년간의 사형 2026’ 보고서에서 지난 10년간 탈북민 880명을 인터뷰한 결과와 북한 내부에 취재원을 둔 데일리NK 등 5개 북한전문매체 보도를 토대로 김정은 집권 13년(2011년 12월~2024년 12월) 동안 최소 358명이 처형됐다고 밝혔다.
또 한 해 처형이 10회 이상 기록된 시기는 김정은 권력 세습 초기인 2012~2014년과 코로나19 국경봉쇄 직후인 2020~2021년으로, 이 5년간 처형은 13년간 알려진 처형 136회 중 87회(64%)에 이르고, 처형된 인원은 358명 중 268명(74.9%)에 달했다.
2015~2019년에는 처형이 상대적으로 줄었는데, 이는 2014년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가 공개처형을 반인도범죄로 규정하고 국제형사재판소(ICC) 회부를 권고하는 등 국제 압력이 고조된 시기와 맞물린다. 그러나 2020년 1월 북한이 코로나19를 이유로 국경을 전면 봉쇄한 뒤 처형은 다시 급증했으며, 이 해 처형은 24회로 집권 13년 중 최다를 기록했다.
특히 국경봉쇄 전에는 살인이 가장 많은 처형/사형선고 죄목이었지만, 국경봉쇄 후에는 한국 영화·드라마·음악 등 외부문화와 종교 및 미신 관련이 최다 죄목으로 올라섰다. 아울러 김정은 지시나 방침 위반, 당 비판 등 정치범에 대한 처형/사형선고는 국경봉쇄 전 4명에서 국경봉쇄 후 28명으로 7배 늘었다.
TJWG는 “북한의 사형 우선순위가 국경봉쇄 전의 치안에서 국경봉쇄 후 문화사상 통제와 정치적 지배 강화로 바뀌었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이밖에 TJWG는 이번 보고서에서 처형 장소 40곳의 정확한 좌표도 처음 공개했다. 처형 장소는 기능을 상실한 비행장, 하천변 공터, 광산 폐기물 야적장 등 개활지가 많았으며, 주민을 대규모로 동원하기 쉽고 사방에서 접근이 가능한 곳들이다.
처형 장소는 평양에서만 10곳이 확인됐으며, 이 중 절반인 5곳이 김정은 집무실로 알려진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본부 청사 북쪽으로 반경 10㎞ 이내에 밀집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처형 장소는 강건명칭종합군관학교 사격장, 국가보위성 10국 탐지부 운동장, 호위사령부 직속 37여단 사격장 등이다.
처형이 가장 많이 벌어진 상위 5개 지역은 ▲양강도 혜산시(23회) ▲평양(22회) ▲함경북도 청진시(17회) ▲함경남도 함흥시(5회) ▲함경북도 회령시(5회)였다.
처형이 보고된 지역은 코로나19 국경봉쇄 전 8개 지역에서 국경봉쇄 후 19개 지역으로 확대됐다. 도급 행정단위로 비교하면 평양과 북동부 3개 도(함경북도, 함경남도, 양강도)에서 도급 4개 시(평양, 남포, 개성, 라선)와 8개 도로 확대됐다.
처형 방법이 알려진 111회 가운데 소총과 기관총 등 총기를 사용한 처형은 107회(96.4%)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이영환 TJWG 대표는 “북한이 국경을 잠그고 국제 감시가 느슨해진 틈을 타 처형을 다시 남발했다”며 “러시아 파병 군인과 해외 파견 인력에 대한 자의적 처형 실태도 파악해 북한의 반인도범죄와 초국가적 인권탄압의 심각성을 알리는 작업을 확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보고서는 북한이 유엔 보편적정례인권검토(UPR)에서 공개처형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규모를 축소해왔다고 지적했다. 2009년 제1차 UPR에서 북한 대표는 피해자 가족의 요구가 있을 때만 극히 예외적으로 공개처형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TJWG가 880명의 탈북민을 인터뷰한 결과 피해자 가족의 요구로 공개처형이 이뤄졌다는 진술은 단 한 건도 나오지 않았다.
신희석 TJWG 법률분석관은 “북한의 자의적 사형 집행은 COI가 반인도범죄로 확인한 이후 줄어드는 듯했으나 코로나19 이후 다시 확대되고 있다”며 “시리아·미얀마 사례를 참조한 새로운 국제 책임규명 메커니즘 설치를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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