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정 당규약 전문 공개…선대 상징성 지우고 김정은 권한 강화

김정은 유일영도체계를 규범적·제도적으로 완비…'두 국가론'에 따른 대남·통일노선 폐기도 확인돼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제9차 노동당 대회’가 지난 19일 개막했다고 20일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북한이 지난 3월 9차 당대회에서 개정한 당규약 전문이 공개됐다. 개정 당규약은 당 총비서의 권한·권능을 세부적으로 담는 등 김정은 유일영도체계를 규범적·제도적으로 완비하고 장기 집권 기반을 공고히한 것으로 분석된다.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이하 전략연)은 3일 오전 서울 중구 달개비하우스에서 ‘북한 제9차 당대회 개정 당규약 분석 및 북한 정세 평가’라는 주제로 기자간담회를 열고 입수된 개정 당규약 전문을 공개했다.

전략연은 북한이 개정 당규약 서문에 선대의 상징성을 정리한 부분과 제3장 제24조에 총비서 권능을 확대한 부분에 주목했다.

실제 개정 당규약 서문에는 ‘김일성-김정일주의’ 지도 사상의 명칭만 남은 채 선대 수령의 업적을 찬양한 대목이 전면 삭제됐다. 또 김정은 시대에 등장한 ‘5대 당건설 노선’을 ‘항구적 당건설노선’으로 추가했다.

이에 대해 김인태 수석연구위원은 “김일성, 김정일의 상징성은 2021년 8차 당대회 규약에서 기본적으로 정리됐는데, 이번에 서문에 남아 있던 두 개 단락을 완전히 정리하면서 명실공히 김정은 노동당 규약의 성격을 가졌다”고 평가했다.

그런가 하면 개정 당규약 제24조에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맡고 있는 총비서직의 권한과 권능에 관한 세부적 내용들이 명시됐다. 기존 당규약에는 “당의 수반은 총비서”라는 포괄적 규정만 있었으나, 개정 당규약에는 ▲정치국 회의·상무위원회 소집 및 사회권 ▲중요 간부 직접 임면권 ▲당원·후보당원 입출당권 ▲당 조직 및 기관 내 부서 해산권 등을 구체적으로 밝혔다.

김 수석연구위원은 “총비서 지위와 권능을 (당규약에) 디테일하게 담은 게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당규약상 총비서의 권한과 권능을 명문화해 총비서의 당에 대한 지도·통제권을 강화한 것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한편, 이번 개정 당규약 전문을 통해 북한이 ‘두 국가’ 노선에 따라 대남·통일노선을 폐기한 것이 확인됐다는 점도 주목된다. ‘두 국가론’의 규약상 반영은 이미 2024년 6월 당중앙위원회 제8기 제10차 전원회의에서 완료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전문을 통해 확인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실제로 기존 당규약 서문에 있던 ‘평화통일’, ‘민족대단결’, ‘통일전선’ 등의 표현이 삭제됐다.

이밖에 개정 당규약에는 노동당 입당 연령이 18세에서 20세로 상향됐다. 입당 연령은 1948년 창당 초기 20세에서 제3차 당대회(1956년) 때 만 18세로 낮춰져 근 70년간 유지돼 오다가 올해 제9차 당대회를 계기로 다시 20세로 조정됐다.

‘전반적 12년제 의무교육’이라는 국가 주요 시책을 중심으로 졸업 연령과 노동연령, 선거연령이 조정된 데 맞춰 입당 제도가 개편된 것으로 보인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당규약상 처음으로 ‘전시’ 관련 조항도 신설됐다. “책임일꾼들은 당지도기관 성원 후보자로 등록했다가 전원회의에서 선거한다. 그러나 전시에는 선거를 하지 않고 당지도기관 성원으로 활동하게 한다”(제2장 제15조), “(당중앙위원회 정치국은) 전시에는 당중앙위원회 전원회의의 위임에 따라 당앞에 나서는 중요한 문제들을 토의결정할 수 있다”(제3장 제27조) 등이다.

유사시에 대비한 조항을 당규약에 공식적으로 반영한 것은 노동당의 전시·평시 당적 지위와 기능을 강조하는 ‘전당 강화’ 차원으로 풀이된다.

김 수석연구위원은 “9차 당대회 당규약의 의미를 요약하면 ‘김정은 시대 2.0’의 새로운 계기점이라는 것”이라며 “2026년부터 2031년이 당 9기 기간인데, 북한은 이 기간 당규약에 기반해서 김정은 유일영도체계 강화와 장기 집권 체제 구축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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