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북한의 외화벌이 단위들이 중국으로부터 임가공 일감을 확보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밀수가 막히면서 기존 수입원이 줄어든 데다 새로운 외화벌이 수단을 찾기도 어려워지자, 과거에는 기피하던 저단가 임가공 일감이라도 확보하려 발 벗고 나서는 모양새다.
22일 데일리NK 평안북도 소식통은 “최근 외화벌이 단위들이 중국에서 단순 조립·가공 일감을 받아오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며 “과거에는 가공 단가와 거래 조건을 따져가며 일감을 선별했지만, 지금은 하루 3위안 정도밖에 벌지 못하는 임가공 일감이라도 받아오려고 애쓰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이런 상황이 벌어지는 주요 원인으로는 접경지역에서의 비공식 거래 즉, 밀수 단속이 장기간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 꼽힌다. 그동안 외화벌이 단위들은 공식 무역뿐 아니라 비공식 무역을 통해서도 상당한 수입을 올려왔으나 중국 당국의 단속 강화로 비공식 거래가 사실상 중단되면서 외화벌이에 심각한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소식통은 “밀수로 벌어들이던 돈이 끊기면서 그 수입에 의존하던 단위들이 직접적인 타격을 받고 있다”며 “당장 다른 벌이를 찾아야 하는데 별다른 수단이 없다 보니 쉽게 동원할 수 있는 노력(인력)을 활용하려는 것이고, 그러려면 일감이 있어야 해 단가가 낮은 일감이라도 매달릴 수밖에 없는 형편”이라고 했다.
임가공업은 중국 업체와 계약을 맺고 원자재를 공급받아 북한 내 값싼 노동력을 통해 제품을 가공·생산해서 완제품을 중국으로 내보내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북한 외화벌이 단위 입장에서는 내부에서 노동력을 비교적 쉽게 확보할 수 있는 데다 원자재나 생산 설비를 직접 마련하는 데 드는 부담도 상대적으로 적은 임가공업을 단기간에 수입을 올릴 수 있는 유용한 수단으로 여기고 있다.
과거에는 중국 업체가 제시하는 가공 단가가 낮다며 인상을 요구하거나 수익성이 떨어진다 판단되는 일감은 단호하게 거절하기도 했지만, 최근에는 이런 모습을 거의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북한 외화벌이 단위들이 일감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는 전언이다.
실제 소식통은 “전에는 가공비가 적다며 단가를 올려달라고 요구하거나 일감을 가려서 받기도 했다”며 “지금은 그런 요구를 하는 것 자체가 사치로 여겨질 정도”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특히 비공식 거래를 통해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을 올리던 외화벌이 단위들까지 임가공업에 관심을 보이면서 중국 업체들의 일감을 따내기 위한 북한 내부 단위 간 경쟁도 점점 치열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북한 내 임가공 일감에 대한 수요가 늘었다고 해서 중국 업체들의 주문량이 함께 늘어난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공급은 제한적인 반면 일감을 구하려는 수요만 많아지니 북한 외화벌이 단위들이 오히려 낮은 가공 단가나 불리한 조건을 감수해야 하는 실정이라고 한다.
소식통은 “접경지역에서 활발하게 이뤄졌던 밀수가 단속 때문에 크게 위축되면서 수입원이 없어진 외화벌이 단위들이 대체 일감을 찾고 있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임가공 일감 확보를 둘러싼 내부 경쟁까지 심해지고 있어 외화벌이 단위들의 수익성이 단기간에 개선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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