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지방발전 20×10 정책’ 본격화 앞서 전체 당원 사상 단속

중앙당 조직지도부 직접 지방 내려가 지도…"김정은 동지 작전과 구상 충직하게 받들어야"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월 29일 “제2차 시·군당 책임비서 강습회가 지난 25일부터 28일까지 진행됐다”면서 “김정은 총비서가 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19차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하신 강령적인 결론 ‘당의 지방발전 20×10 정책을 강력히 추진할 데 대하여’에 대한 집중학습을 진행했다”고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북한이 지방 당원들을 대상으로 ‘지방발전 20×10 정책’ 관철을 위한 사상 강연회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본격적인 정책 집행에 앞서 전체 당원들의 충성심을 고취하려는 목적으로 파악된다.

28일 데일리NK 평안북도 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북한은 지방 당원들을 한데 모아 놓고 일주일간 사상 강연회를 진행했다. 이번 강연회는 지역 당조직 내 선전부가 아니라 평양에서 파견된 중앙당 조직지도부 성원들이 직접 지도했다는 전언이다.

강연회가 진행된 시점은 지난달 말부터 이달 초까지로, 북한은 지난달 23~24일 열린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19차 정치국 확대회의 직후 강연회를 조직한 것으로 파악된다.

해당 강연회에서는 당의 혁명사상으로 무장해야 한다는 점과 당이 제시한 지방발전 정책을 모든 당원이 한마음으로 따라야 한다는 점이 수차례 강조됐다.

실제 본보가 입수한 강연자료 서두에는 ▲전체 당원들이 당의 혁명전통 주체사상으로 무장해야 한다 ▲유일사상 체계에서 당원들이 선구자가 되어 따라야 한다 ▲당중앙에서 내놓은 정책 노선과 방침관철에서 추호의 부침도 없이 받들어 나가는 것이 당원들이 지켜야 할 사명이라는 등의 내용이 서술돼 있다.

지방발전 정책과 관련해서는 자료 중반에 언급됐는데, 구체적으로 ‘지방 공업 발전과 지방 인민들의 복리 증진을 위하여 정치국 확대회의를 소집하시고 그 집행을 위한 방향과 방도를 가르쳐 주신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의 작전과 구상을 우리 전체 당원들이 충직하게 받들어 가는 혁명적 자세를 철저히 갖춰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15일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10차 회의 시정연설에서 밝힌 ‘지방발전 20×10 정책’을 무조건 관철해야 한다는 지시인 셈이다.

이후 김 위원장은 지난달 23~24일 진행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19차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지방 인민들에게 기초식품과 식료품, 소비품을 비롯한 초보적인 생활필수품조차 원만히 제공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오늘날 우리 당과 정부에 있어서 도저히 외면할 수 없는 심각한 정치적 문제”라며 “이 과업 수행을 놓고 일부 정책지도 부서들과 경제기관들에서는 현실적이며 혁명적인 가능성을 찾지 못하고 말로 굼때고 있었다”고 비판했다.

이후 약 일주일 만에 꾸려진 ‘지방발전 20×10 비상설중앙추진위원회’를 조용원 당 조직비서가 지도하게 되면서 지방 당원들을 대상으로 한 사상 강연회가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6일 평안남북도와 황해북도 등 각 도, 시, 군당위원회에서 당의 지방발전정책을 관철하기 위한 선전선동 사업이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또 자료에는 ▲모든 당원들은 당 생활총화 및 학습에 무조건 참가해야 한다 ▲당원이 지기 일터에서 산 모범이 되어 군중들도 당을 헌신적으로 따르게 해야 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이어 당이 주관하는 총화 및 학습에 성실하게 참여하지 않는 당원들을 비판하면서 ‘전체 당원들은 고기가 물을 떠나서는 살 수 없는 것처럼 당원들은 당조직 생활을 떠나서는 살 수 없다는 인식을 바로 세워야 한다’, ‘당원의 본분을 잊고 자기 잇속만 채우는 당원이 적발될 경우 당적 책벌, 심할 경우 당원증 박탈과 함께 지방으로 추방될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이러한 사상 강연을 시작으로 도·시·군당위원회는 지방발전 정책 관철을 위한 선전선동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26일 “평안북도 당위원회에서는 시, 군당 조직들을 발동하며 이르는 곳마다 대중의 혁명적 열의를 불러일으키는 구호, 표어, 선전화 등 호소성이 강한 직관물들을 게시하고 방송 선전차 활동, 기동 예술선동대 활동을 활발히 벌이도록 조직정치사업을 진행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정작 지방 공업 발전을 주도해야 하는 공장기업소 간부들은 예산 부족 등의 이유로 지방발전 20×10 정책의 시범 운영 기관 대상이 되는 것을 꺼리는 분위기로 알려졌다. (▶관련 기사 바로가기: 지방발전 사활거는데 공장들은 “시범 대상서 제발 빼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