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성군사종합대학 경비중대 군인 탈영 사건…이유가?

명절 경제 과제 수행 대가로 휴가 나간 평양시 출신 군인들 대신해 근무 시달리다 불만 터져

김일성군사종합대학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012년 김일성군사종합대학을 방문한 모습. /사진=노동신문 홈페이지 화면캡처

평양 김일성군사종합대학의 경비중대 소속 한 군인이 광명성절(2월 16일, 김정일 생일) 전날 탈영해 한바탕 난리가 났던 것으로 뒤늦게 전해졌다.

27일 데일리NK 평양시 소식통에 따르면 광명성절을 하루 앞둔 지난 15일 김일성군사종합대학의 경비중대에서 복무하는 한 군인이 중대 상급들에 대한 불만으로 탈영하는 일이 벌어졌다.

해당 경비중대의 중대장과 정치지도원, 소대장들은 음력설과 광명성절이라는 연이은 명절을 맞으며 개별적으로 명절 물자들을 준비하기 위해 평양시 출신에 경제적으로도 힘 있는 집안의 군인들을 미리 빼돌려 집에서 충분히 휴식하게 하는 대신 경제적인 과제를 수행하도록 했다.

이렇게 평양의 잘사는 집 군인들을 빼돌리고 나면 힘없고 가난한 지방 노동자나 농민의 자식인 군인들만 부대에 남아 대학 경비 근무를 숨돌릴 틈 없이 도맡아 해야 해 내부적으로 불평불만이 새어 나왔다.

소식통은 “해마다 중대 상급들은 평양시에 집을 둔 군인들을 이용해 자기들의 이익을 채우면서도 남아서 힘들게 근무한 군인들에게는 작은 혜택도 주지 않고 겨우 빵 한 조각에 담배 한 대만 쥐여 줄 뿐이었다”고 말했다.

이미 양력설을 앞두고도 이런 일이 벌어졌는데, 음력설에 광명성절까지 이어지면서 또 다시 이런 일이 반복되자 결국 사달이 나고 말았다.

중대의 30%나 되는 평양시 출신 군인들이 경제 과제 수행을 위해 대부분 집으로 가고 지방이 고향인 군인들만 남아 5교대로 서던 보초를 2~3교대로 서면서 불만이 거세진 것.

그러다 남포시가 고향인 한 군인이 돈 없고 힘없는 지방 출신이라는 이유로 쉴 틈 없이 경비 근무에 내몰리는 데 대한 끓어오르는 분노를 참지 못하고 탈영하는 일이 벌어졌다.

일단 중대에서는 이 군인이 총을 보초막에 두고 탈영해 한시름 놓았으나 광명성절 특별경비주간에 사건이 발생한 것으로 상부에 알려지면 문제시될 가능성이 높아 당장 탈영병을 찾아 그의 고향집으로 향했다.

실제 탈영병은 고향집 근처에 와서 숨어있었는데, 자신을 찾으러 온 중대 간부들이 고향집에서 먹고 자고 한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는 화가 나 곧장 집으로 달려갔다.

그렇게 부모가 보는 앞에서 붙잡힌 탈영병은 문과 벽에 머리를 찧는 등 몸부림치며 ‘당장 제대시켜달라. 부대에 돌아가면 구타와 매 맞는 것이 일상이니 제발 부대에 돌아가지 않게 해달라’고 소리를 질렀다.

소식통은 “중대에서는 어떻게든 이 일을 숨기려고 했지만, 소란이 일면서 남포시에 소문이 나고 시당에까지도 다 알려진 상태”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