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광명성절(2월 16일, 김정일 생일)을 맞아 당·행정기관 일꾼들에게 명절 물자를 공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데일리NK의 취재를 종합해보면 이번 명절 물자는 지역별, 기관별로 공급 품목과 양이 각기 달랐다.
20일 평양 소식통은 “중앙당(일꾼들)은 지난 11~14일 사이 명절 공급을 받았다”면서 “평상시 매월 공급해 주는 품목과 별개로 돼지고기 2kg, 오리와 닭 각각 한 마리, 닭알(달걀) 한판, 명태 10kg, 과일, 김, 당과류, 밀가루 5kg, 기름 4.5kg, 고급술 10병 등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시당(일꾼들)의 경우 14~15일 사이 닭 한 마리, 술 2병, 닭알 10알 등을 받았고, 한 구역당(일꾼들)은 15일에 찹쌀 1kg, 돼지고기 500g, 일반술 1병, 인조고기 1kg 등을 받았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에 따르면 내각 일꾼들은 지난 13~14일에 밀가루 2kg, 찹쌀 2kg, 기름 1kg, 돼지고기 1kg, 닭 한 마리, 달걀 20알, 고급술 4병 등을, 평양시 인민위원회 일꾼들은 15일에 농마가루 1kg와 술 1병, 얼린 감 4개 등을 받았다. 또 평천구역의 한 기업소 일꾼들은 15일 술 1병, 인조고기 500g, 기름 반병, 달걀 3알 등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듯 평양에서는 당-행정기관 간, 중앙-하부기관 간에 공급 품목과 양에 차이가 있었다. 핵심 권력기관인 중앙당 일꾼들은 다른 곳과 비교해 종류도 다양하고 월등히 많은 양의 물자를 공급받은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중앙당 일꾼들은 이번 명절 공급이 예전과 비교해, 또 앞선 설 명절 때와 비교해 더 못하다면서 한 달 반 사이에 여러 번 주다 보니 나라가 힘들었나보다는 말들을 하기도 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그런가 하면 지방에서도 기관별로 명절 공급 품목과 양에 차이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평안남도 소식통은 “명절 공급이 기본 지난 시기보다 줄어들었고, 도당과 도 인민위원회 간에 공급량 차이가 컸다”고 전했다. 그에 따르면 평안남도 당위원회 일꾼들은 쌀 1kg, 밀가루 5kg, 돼지고기 1kg, 술 1병, 기름 1병 등을, 도 인민위원회 일꾼들은 쌀 1kg, 밀가루, 1kg, 술 1병 등을 공급받았다.
또 북한 강원도 소식통은 “원산시 당위원회 일꾼들은 지난 15일 돼지고기 1kg, 인조고기 1kg, 두부 1kg, 인조고기 1kg, 기름 2병, 술 2L, 곶감 2꼬치, 오리알 3알, 담배 3갑 등을 받았지만, 시 인민위원회 일꾼들은 같은 날 감자 1kg, 고구마 1kg, 인조고기 1kg, 술 1병, 얼린 배추 2통을 받았다”고 전했다.
지방도 평양과 마찬가지로 당-행정기관 간 공급 품목과 양에 차이가 있는 모습이다.
한편, 양강도 혜산시에서는 권력기관 일꾼들과 달리 일반 주민들은 명절 물자를 공급받지 못하면서 불만의 목소리가 나왔다는 전언이다.
양강도 소식통은 “혜산시에서는 지난 12일부터 권력기관들에 광명성절 물자 공급이 이뤄졌다”며 “시 당위원회(일꾼들)는 돼지고기 1kg, 5L짜리 기름 1통, 설탕 1kg, 중국 술 1병 등을 공급받았다”고 전했다.
다만 그는 “주민들에 대한 물자 공급은 없어서 주민들은 씁쓸함을 감추지 못했다”며 “주민들 사이에서는 ‘이 나라는 간부들만 사람이고 일반 주민들은 사람도 아니다’, ‘기대하지 않았지만, 간부들에게만 명절 물자가 공급되는 것을 보니 어이없고 허탈하다’는 등의 반응이 나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