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주민 식량난 심화… “썩은 달 빨리 지나가야지…”

북한 시장 식량 가격 오름세 지속…장마당서 하루 1000원 벌기도 힘든 주민들 '아우성'

북한 평안북도 삭주군 압록강변 모습. /사진=데일리NK

최근 북한 시장의 식량 가격 오름세가 지속되면서 북한 주민들의 식량난이 심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평안남도 소식통은 29일 데일리NK에 “최근 평성시 시장의 쌀 1kg 가격이 이달 초에 비해 1000원 가까이 올랐다”면서 “이런 실정에 여기저기서 아우성이 들린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달 초까지만 해도 평성시의 한 시장 쌀 가격은 1kg에 4000원대 후반의 가격을 보였으나 25일 기준 5500원에 거래됐다.

소식통은 “요즘 장마당에서 하루 종일 떨어도 벌이가 안 돼 1000원짜리 한 장 만져보기가 하늘의 별 따기만큼 어렵다”며 “그러니 쌀 가격이 조금만 올라도 주민들은 엄청나게 큰 부담을 느끼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평성의 한 시장에서 25일 기준 강냉이(옥수수) 1kg은 2500원에 거래된 것으로 파악됐다. 쌀 가격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가격이지만, 주민들은 이마저도 큰 부담을 느낀다는 게 소식통의 말이다.

소식통은 “3인 세대가 강냉이밥만 먹는다고 했을 때 평균적으로 하루에 1.2~1.5kg의 강냉이를 소비한다”며 “1kg에 2500원이면 즉 하루에 3000~3750원이 필요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소식통은 “하루 취사에 필요한 나무 한 단의 가격도 2500원이라 결국 하루 세끼 순 강냉이밥만 해 먹는데 5500~6250원이 필요하다”며 “하루에 1000원 벌기도 힘든 주민들이 이런 실정에 제대로 먹고살 수가 있겠느냐”고 했다.

북한에서 1월은 예부터 벌이가 어려운 시기로 여겨져 일명 ‘썩은 달’이라고 불린다. 그래서 매년 이맘때가 되면 주민들 속에서는 ‘썩은 달이 빨리 지나가야지, 이러다 굶어 죽겠다’는 말이 나온다고 한다.

소식통은 “어렵게 사는 사람들은 잘 먹지 못해 영양 부족에 시달리고 병에 걸리기도 하는데, 그러면 또 치료비로 돈 쓸 일이 많아진다”며 “하지만 장마당 하루 벌이도 어려운 형편이어서 아무리 애를 써도 빈곤의 늪을 벗어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런가 하면 소식통은 “요새 내 주변 사람들은 돈벌이가 힘드니 불을 하루에 한 번만 땐다”며 “아침에 땐 불로 밥이나 죽을 한 뒤 다음 식사 때까지 음식이 식지 않게 겉옷이나 두꺼운 옷가지들을 가마 위에 겹겹이 덮어 놓는다”고 현재 북한 주민들의 생활상을 전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