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시장 외화 환율 완만한 오름세 지속…무역 통제 영향?

한 달 넘게 강보합세…무역량 증가하고 있지만 여전히 국가 중심으로 수출입 활동 이뤄져

/그래픽=데일리NK

북한 시장의 외화 환율 강보합세가 한 달 넘게 지속되고 있다. 상승폭은 크지 않지만 꾸준한 오름세에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데일리NK가 정기적으로 시행하는 북한 시장 물가 조사에 따르면 지난 21일 기준 평양의 한 시장에서는 북한 원·달러가 8400원에 거래됐다. 직전 조사 때인 지난 7일 8400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1.2% 상승한 것이다.

다른 지역의 원·달러 환율도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21일 양강도 혜산 시장의 원·달러 환율은 8460원으로, 지난 7일 당시 환율(8300원)보다 1.9% 상승했다.

북한 시장의 원·위안 환율도 완만한 상승세가 계속되고 있다. 지난 21일 혜산 시장의 원·위안 환율은 1270원으로 조사돼 지난 7일 당시보다 10원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평양의 경우에는 1260원으로 역시 지난 7일보다 10원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 시장에서 달러와 위안 환율 모두 지난달 초중순 이후 최근까지 잔걸음으로 오름세가 지속되고 있다.

최근 무역량이 증가하고 있음에도 북한 시장 외화 환율이 완만하게 상승하고 있는 것은 지난해 말 총화 및 전원회의 이후 무역기관에 하달된 조치가 무역 ‘확대’보다는 ‘통제’에 집중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지난해 말 북한 당국은 무역일꾼들의 무역허가권(와크)를 재발급하고 무역회사 재정비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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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새해 들어 와크를 새로 발급받은 무역일꾼들이 무역 활동에 나서고 있지만 여전히 국가 중심의 수출입 활동이 이뤄지고 있어 개별 무역회사나 무역일꾼들이 품목이나 양을 자체적으로 확대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한다.

북한 무역회사들의 최근 수입품도 고급 의류, 주류, 귀금속 등 당국이 요구하는 품목에 집중돼 있고, 시장에 공급하기 위한 목적으로 수입하는 인민소비품은 상대적으로 비중이 크지 않다는 전언이다.

특히 지난 15일 대외경제성이 각 지역 무역기관에 하달한 지시에는 ‘우리식 무역 제일주의’에 대한 강조와 함께 ‘해외 대방(무역업자)와의 접촉에서 남조선(남한)과의 결탁을 비롯한 사상적 이탈이 일어나지 않게 하라’는 내용이 담겨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무역 활성화 관련 정책이나 방향성을 제시하기보다는 무역일꾼들에 대한 사상 단속에 방점을 둔 지시가 하달됐다는 것이다.

북한이 앞으로도 ‘국가 중심의 무역’을 기치로 해 통제나 규제를 지속할 것으로 관측되는 만큼 외화 수요 급상승에 따른 환율 변동성도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