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와의 경제협력 확대를 추진 중인 북한이 나선경제무역지대(이하 나선경제특구)에서 활동하는 무역회사들에 재정비 사업을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내부 소식통은 15일 데일리NK에 “나선경제무역지대에서 활동하는 일부 무역회사들에 재정비 사업을 진행하라는 대외경제성의 지시문이 지난 10일 내려졌다”고 말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대외경제성은 이번 지시에서 나선경제특구에서 수입, 수출 활동을 하는 일부 무역회사들이 특권을 가진 것처럼 여기고 무역계획의 수립과 집행을 제멋대로 하는 등 ‘지방할거주의’, ‘현대종파분자’ 요소를 드러내고 있다고 심각하게 꼬집었다.
나선경제특구의 일부 무역회사들이 국가 주도 무역구조를 약화하고 경제의 분절화를 심화시켰다고 지적하면서 중앙집권적 통제와 관리 밖의 무역 경제 활동에 대해 자체 검토서를 올려보내라고 주문했다는 것이다.
북한은 내부 자원이 빈약한 조건에서 급속한 경제발전을 이루고자 외자 유치를 비롯한 대외 경제협력에 사활을 걸고 있다.
다만 ‘중앙정부에 의한 무역계획의 수립과 집행’을 5개년 계획의 국가적 목표로 내걸고 있는 만큼, 러시아와의 경제협력을 본격 확대하기에 앞서 국가 주도 무역 체계를 재확립하고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나선경제특구에서 무역회사들의 자율적인 무역 활동을 제한하고 무역 부문에 대한 국가의 통제력을 강화하고 나선 셈이다.
특히 대외경제성은 무역회사들에 러시아 측과의 합영 조건을 개선하고 무역일꾼을 재배치하는 사업을 내년 1/4분기까지 완료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나선경제특구에서 활동하는 일부 무역일꾼들 속에서는 ‘나선을 자유경제무역지대로 만들어 놓을 때는 언제고 이제는 국가에서 일일이 들여다보겠다고 재정비 사업을 주문한다’는 비판 섞인 말이 나오고 있다고 한다.
그런가 하면 한편에서는 ‘나선경제특구 개발을 주도한 장성택이 처형된 지 10년이 된 현재까지도 나선의 무역회사들에는 칼바람이 불고 있다’는 말도 나온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최근 북한은 유일하게 국경이 맞닿아 있는 러시아 연해주와의 경제협력을 모색하고 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에 따르면 지난 11일 올레그 코제먀코 연해주 주지사가 연해주 정부 대표단을 이끌고 평양을 찾았으며, 12일에는 만수대의사당에서 윤정호 대외경제상과 회담을 갖고 북한과 러시아 간 경제 협조를 보다 높은 단계로 올리기 위한 문제를 토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