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산시 집결소, 영하 20도 날씨에 장시간 퇴비 생산 내몰아

아픈 사람도 예외없어…쓰러지는 주민도 발생하지만 치료는 전혀 이뤄지지 않아

북한 주민들이 퇴비를 모으고 있는 모습. /사진=북한 대외선전매체 ‘조선의오늘’ 홈페이지 화면캡처

북한 양강도 혜산시 집결소에 구류돼 있는 주민들이 추운 날씨에도 장시간 퇴비 생산에 내몰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일부 주민들이 현장에서 쓰러지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양강도 소식통은 23일 데일리NK에 “새해 퇴비 전투가 시작되면서 혜산시 집결소에 있는 주민들도 퇴비 생산에 내몰리고 있다”면서 “그런데 몸이 좋지 않은 주민들도 빠짐없이 일을 시키고 있어 현장에서 쓰러지는 주민도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은 해마다 새해 첫 전투인 퇴비 생산에 주민들을 총동원한다. 이는 집결소에 구류 중인 주민들도 예외가 아니며, 영하 20도를 웃도는 추운 날씨에도 어김없이 퇴비 생산에 내몰고 있다.

소식통에 따르면 현재 혜산 집결소에 구류돼 있는 주민들은 아침 8시부터 오후 6시까지 퇴비 생산에 내몰리고 있다. 특히 구류 중인 주민 중 몇몇은 건강이 좋지 않은데도 추운 날씨에 장시간 노동을 강요당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 실제 지난 19일 집결소에 구류 중인 50대 여성이 퇴비 생산에 내몰렸다가 현장에서 쓰러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여성은 일주일간 고열에 시달려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한 데다 밥 한술 뜨지 못해 매우 허약한 상태였는데도 계호원들이 아랑곳하지 않고 퇴비 생산에 내몰아 결국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고 한다.

소식통은 “집결소에서는 아픈 사람들에 대한 치료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열이 나도 환자로 취급하지 않아 집결소에 있는 사람들끼리 서로서로 수건에 물을 적셔 머리를 식혀주는 것이 전부”라고 말했다.

또 소식통은 “원래 아프면 외부 병원에 나가게 돼 있으나 사람을 내보내려면 상부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 등 절차가 복잡해 집결소에서는 웬만하면 사람을 내보내려 하지 않는다”며 “그래서 아프면 강짜로(억지로) 병이 나을 때까지 버틸 수밖에 없다”고 했다.

더욱이 병원에 나갔다고 해도 치료에 필요한 약부터 병원에서 요구하는 땔감 등 여러 가지를 자체적으로 마련해야 하기 때문에 집결소에 구류된 주민들도 병원에 나가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고 소식통은 부연했다.

소식통은 “집결소에 있는 주민들은 아프든 말든 상관없이 일에 내몰리는 것이 일상”이라면서 “계호원들이 사람이 쓰러져도 눈 하나 깜빡하지 않을 뿐 아니라 아픈 사람에게 엄살을 부린다면서 면박을 주고 인간 이하의 취급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