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주민들이 올해도 어김없이 새해 첫 전투인 퇴비 생산에 내몰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5일 데일리NK에 “여느 해와 마찬가지로 올해도 공장 기업소와 인민반, 학교 등 각 조직에서 새해 첫 전투가 시작됐다”면서 “주민들은 퇴비를 마련해 해당 농장에 운반까지 해야 해 고생이 이만저만 아니다”고 전했다.
북한은 매년 말이면 전국에 퇴비 생산 총동원령을 내리고 새해 첫 전투로 주민들을 퇴비 생산에 동원한다. 이에 올해도 소학교(우리의 초등학교) 2학년 이상(조선소년단 가입 기준)의 모든 주민이 퇴비 생산에 총동원됐다.
매년 이맘때쯤이면 반복되는 퇴비 전투이지만, 올해는 주민들의 불만이 다른 해에 비해 유독 높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소식통은 “주민들의 생활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는데도 사회적 과제는 계속해서 늘어만 나고 있다”면서 “양력설 명절도 잘 쇠지 못한 데다 먹고 살기에 힘에 부치고 생활난으로 고통을 겪는데 동원은 계속되니 불만이 나올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주민들은 ‘매해 퇴비 마대를 끌고 다녀도 언제 한번 농사가 잘됐다고 쌀 1g이라도 배급한 적이 있는가’, ‘이제는 정말 이런 생활이 질린다’, ‘언제까지 이렇게 살아야 할지 한숨만 나올 뿐’이라는 등 울분을 터뜨리고 있다는 전언이다.
그런가 하면 일부 주민들 속에서는 ‘새해가 시작되면서부터 1년 열두 달 달달 볶는 나라는 이 지구상에 찾아보자고 해도 없을 것이다’, ‘다른 나라는 퇴비를 바치지 않고도 잘 먹고 잘사는데 우리는 아무리 과제를 수행해도 아득바득 살아야 하고 생활은 오히려 더 나빠지고 있지 않느냐’라는 등 체제 비판적인 발언도 나오고 있다고 한다.
양강도 혜산시에서도 지난 3일부터 퇴비 전투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는데, 특히 집안일과 경제활동을 병행하는 여성들 속에서 ‘노동단련대 이상의 생활이 또 시작됐다’며 하소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여성들은 가정을 먹여 살려야 한다는 의무감으로 아파도 약 한 알 제대로 먹지 못하면서도 오전에는 퇴비 생산에 동원되고 오후에는 장마당으로 달려가고 있다”면서 “장마당이 하루빨리 활성화돼 여성들의 시름이 조금이라도 덜어지는 올해가 됐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