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읽기] 주체농법 강습도 변화돼야 한다

2019년 6월 함경북도 국경지대의 모습. 한 밭에서 북한 주민이 농사일을 하고 있다. /사진=데일리NK

최근 북한 농촌의 농장에서 주체농법 강습이 진행되는 가운데 강습의 형식과 내용에 대해 농민들이 불만을 쏟아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내부 소식통은 “이번 강습은 농사하는 농민들에게 농사 경험과 기술을 전수하는 것이 아닌 사상단련, 당과 수령에 대한 충성심을 고취하는 데 목적을 두고 진행되고 있다”며 이같이 전했다.

도 농촌경리위원회와 군 농업경영위원회에서 파견된 강사들은 지난해 농사를 분석·총화(결산)한 데 따라 영농사업을 과학·기술적으로 진행한다고 하면서 애국심, 충성심 등 사상을 우선으로 강조하고 있다고 한다. 이상 기후 대처 방안이라든지 정보당 알곡 수확고를 높이는 방안 등에 관한 내용은 거의 없어 농민들이 “이런 식이면 그냥 생활총화면 되지 왜 모이냐”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북한의 농업부문에서 주체농법 강습은 해마다 연초에 진행되는 연례행사다. 시(군) 농업경영위원회가 부서별(농산, 축산, 관계, 과수, 채소, 공예)로 제강을 작성하고 농장 관리원들과 작업반장, 분조장 등 초급 관리자들을 모아놓고 강습을 진행한 뒤 이들이 전체 농민에게 재교육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북한 노동당이 경험으로 하는 농사는 ‘주먹구구식’이라고 비판하면서 시작한 이 강습은 1960년대 말부터 장장 50년 넘게 진행돼왔지만, 성과는 별로 없는 것으로 보인다.

그 이유는 우선 중앙에서 일방적으로 작성한 것으로 교육 내용이 구체적이거나 다양하지 못하고, 지역 특징을 거의 반영하지 못하는 등의 결함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농민들이 이러한 강습을 별로 달가워하지 않는데, 그 이유가 바로 주체농법 강습이 농민 사상 교양의 도구로 굳어져 있기 때문이다.

북한에서 농업생산이 감소하고 식량 위기가 지속되고 있다는 것은 자타가 인정하는 사실이다. 하지만 이것이 과연 농민들의 충성심 부족에서 비롯된 것일까?

북한의 경우 식량자급률은 78.2%이지만 자원배분의 불합리성, 경직된 농업 경영 및 수급 제도, 농업 기반의 열악성 등 여러 가지 조건으로 생산성이 지속해서 떨어지고 있다. 자력갱생 원칙에 기초해 ‘적지적작, 적기적작, 농업의 수리(水利)화, 전기(電氣)화, 기계화, 화학(化學)화’로 생산성 하락에 대응한다고 하지만 농업생산이 지속해서 감소하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바로 당이 체제 유지에만 몰두하는 데 있다. 농민들이 주체농법 강습을 신뢰하지 않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그러면 무엇을 목적으로 해야 할까? 농업 부문에 대한 모든 투자와 정책, 제도는 농민들의 소득 증가와 삶 개선에 목적을 두어야 한다. 북한 노동당은 진심으로 잘살게 하는 방안을 알려주는 교육이라면 농민들도 절대 불만을 품지 않는다는 진리를 깨달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