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양강도 산원에서 40대 여성이 생계난에 아이를 키울 형편이 못 되자 출산 직후 아기를 입양 보내 주변의 안타까움을 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5일 데일리NK 양강도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오전 출산을 앞둔 40대 여성 김모 씨가 아이를 출산하기 위해 도 산원에 입원해 이튿날 아기를 출산했으나 곧바로 아이를 다른 사람에게 보냈다.
삼수군에서 농사를 지으며 어렵게 살고 있는 김 씨는 지난해 임신 사실을 알게 된 뒤 어려운 생활 형편에 아이를 키울 여력이 못 되자 임신중절 수술까지 고민했으나 그마저도 돈이 없어 하지 못했다고 한다.
이에 그는 지난해 6월 먼 친척에게 뱃속 아기가 태어나면 바로 입양할 수 있는 사람을 알아봐달라고 부탁했다. 그리고 그로부터 5개월 만인 지난해 11월 결혼한 지 5년이 넘도록 아이를 갖지 못한 한 부부를 소개받아 출산한 다음 날 바로 아이를 넘겨주기로 약속했다.
그리고 지난달 31일 김 씨가 출산하자 이 부부는 약속대로 신생아를 도 산원에서 바로 받아 갔고, 이 같은 사연은 산원에 있던 주민들로부터 주변에 퍼져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소식통은 “주민들은 출산하러 오면서 돈 한 푼, 쌀 1g 없이 오는데 아이를 어떻게 키울 수 있겠느냐며 차라리 키우지 못할 바엔 잘 키울 수 있는 집에 입양 보내는 것을 응원한다는 반응”이라고 전했다.
실제 출산을 전후해 도 산원에 입원하는 산모는 자신이 먹을 식사와 입원실을 데울 수 있는 땔감 등 필요한 모든 것을 자체로 마련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요즘 여기(북한)에서는 극심한 생활난에 낳은 아이를 버리는 일도 자주 발생하고 있다”면서 “이런 일들은 시내보다 가난하게 살아가는 농촌에서 더 많이 일어나고 있는데, 아마 입양하겠다는 사람을 찾지 못했다면 이번에 태어난 아기도 어디엔가 버려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런 문제는 우리나라(북한) 사회 전반에서 나타나는 문제이지만, 나라에서는 그저 아이를 낳으라며 출산만 장려하고 있으니 주민들의 코웃음 거리밖에 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