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상인들 ‘마이너스 장사’ 신음…위안화 환율 상승에 손실 ↑

국돈으로 팔면 오른 환율로 환전해서 대금 갚아야 하니 손해…"상인들 중국 돈만 받으려 해"

북한 함경북도 나선시 시장에서 주민들이 장사활동을 하고 있다. /사진=데일리NK

최근 북한에서 위안화 시장 환율이 상승하면서 장마당 상인들의 손실이 더욱 커져 생계 위협이 더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3일 데일리NK 양강도 소식통은 “최근 혜산시 장마당 장사꾼들이 위안화 환율 상승으로 인해 미누스(마이너스) 장사를 하고 있다”면서 “대부분 밑돈 부족으로 도매상들에게서 상품을 외상으로 받았다가 판매 후에 중국 돈으로 계산해 물어주는 방식으로 장사하고 있어 환율이 급등하면 손실이 더 커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제 혜산시장의 북한 원·위안화 환율은 최근 1800원대까지 오른 상태인데, 이에 대해 소식통은 “상품 회전이 빠르지 못하니 환율이 낮을 때 받은 상품 값을 오른 환율대로 계산해 갚아야 해 미누스 폭이 크게 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받은 상품을 중국 돈으로 팔아 외상을 갚는다면 환율 상승 여부와 관계없이 대금을 처리하면 되지만, 북한 돈으로 상품을 판매하면 오른 환율을 적용해 환전 후에 대금을 갚아야 해 손실이 커진다는 이야기다.

특히 쌀이나 옥수수 같은 곡물이나 사탕가루(설탕), 맛내기(조미료) 등을 판매하는 시장 상인들의 손실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곡물과 조미료들을 사는 사람들은 소량씩 국돈으로 구매하기 때문에 파는 장사꾼들도 어느 정도 판매가 된 다음에 금액을 모아 한꺼번에 환전해서 도매상들에게 외상한 돈을 갚는다”면서 “다만 그러는 사이에 환율이 크게 오르면 장사꾼들이 그 부담을 떠안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러다 보니 현재 혜산시 장마당들에서는 소량이든 대량이든 상관없이 상인들이 무조건 중국 돈만 받으려 하고 국돈으로 물건을 사려는 사람들에게는 1위안에 1900원으로 계산해 받으려 하고 있다고 한다. 예를 들어 20위안짜리 물건이라면 중국 돈으로는 똑같이 20위안을 받지만, 국돈으로는 3만 8000원을 받는다는 것이다.

가뜩이나 주머니 사정이 어려운데 물건까지 비싼 값을 주고 사야 하는 상황까지 발생하자 사려는 사람이 줄고 있고, 이에 상인들도 물건을 팔지 못해 생계 위협이 가중되고 있다는 전언이다.

이에 일부 상인들은 물건을 팔아 생긴 돈을 외상을 갚는 데 쓰지 않고 필요한 곳에 먼저 쓰고 있어 도매상들로부터 빚 독촉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돈벌이는 안 되는데 먹을 쌀이 없으니 일부 장사꾼들은 상품 판 돈을 먼저 식량이나 생필품 구매에 사용했다가 빚 단련에 시달리고 있다”면서 “당장 급한 문제를 해결하긴 하겠지만 이러면 이자가 또 쌓이게 되니 결국에는 더 큰 빚을 지게 돼 더 깊은 늪으로 빠지게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