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제시한 ‘지방발전 20×10 정책’에 따라 황해남도 은천군의 지방공업 공장 건설에 동원된 124연대가 소속 군인들을 통해 후방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황해북도 소식통은 3일 데일리NK에 “124부대가 올해 봄부터 은천군의 지방공장 건설에 동원된 상태인데, 부족한 후방물자는 자력갱생하라는 상부의 지시에 따라 지난달 중순 소속 군인들을 휴가 보내 후방물자들을 구해오도록 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1월 23~24일 열린 당중앙위원회 제8기 제19차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지방발전 20×10 정책’ 이행 방안을 지시하고, 지방공장 건설에 인민군 부대들을 동원할 데 대한 명령에 친필 서명했다.
이후 각급 군부대 산하에 차출된 병력을 한데 모은 ‘124연대’가 새로 조직돼 올해 지목된 20개 시·군의 건설 현장들에 파견됐다.
다만 124연대는 군의 열악한 사정으로 쌀이나 부식물 등 후방물자를 제대로 공급받지 못해 건설 현장에 동원된 군인들이 배고픔에 허덕이고 있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이런 상황에 황해남도 은천군에 파견된 124부대는 부족한 후방물자를 자체로 마련하기 위해 황해남북도와 평안남도 등 가까운 곳에 고향을 둔 군인들을 중심으로 순차적으로 개별담화를 진행한 후 후방물자 구입을 빌미로 휴가를 내보냈다”고 말했다.
부대는 군인들에게 쌀, 강냉이(옥수수), 콩, 사탕가루(설탕), 기름 등 구해와야 하는 후방물자들을 분담하고 인솔 군관들을 붙여서 조용히 사복 차림으로 휴가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부대는 군인들이 물자를 구해오는 양에 따라 일주일에서 최대 한 달까지 휴가를 보낼 수 있도록 승인했다는 전언이다.
이런 가운데 후방물자를 구할 돈도, 힘도 없어 현장에 남아 있는 군인들은 후방물자를 구하러 휴가 나간 군인들의 몫까지 맡아서 건설을 다그치느라 고된 노동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건설 현장에 남아 있는 군인들은 휴가 나간 군인들이 후방물자를 구해오더라도 절반 이상이 상급에서 사라지고 일부만 실제 군인들의 후방물자로 쓰일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면서 “결국 굶주림은 해결되지 않는데 계속해서 뼈 빠지게 일만 해야 한다는 것에 불만이 크다”고 전했다.
그러나 현장의 군인들이 이런 불만을 품고 있다는 것을 알아챈 상급들은 군인들을 따로 불러 “당의 방침에 따라 부대가 파견됐고 부족한 후방물자를 자체로 마련하자니 어쩔 수 없는 일이다. 후방물자를 구해오는 군인들은 애국자나 마찬가지니 이에 대해 입을 함부로 놀리지 말고 조용히 맡은 일이나 잘하라”고 다그쳤다고 한다.
한편, 부대는 이번에 휴가 나간 군인들이 후방물자를 구해 돌아오면 이후에 또 다른 군인들을 내보낼 준비를 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