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도둑맞은 청년이 되레 안전부 대기실에…무슨 일?

도둑이 시 안전부 간부 가족이라 사건 무마…주민들 "억울한 청년이 오히려 화 당했다" 비난

북한 평안북도 삭주군 압록강변에서 포착된 자전거 탄 북한 주민 모습. /사진=데일리NK

개성시에서 자전거 도난 사건이 발생했으나 도둑이 시 안전부 간부와 가족 관계라는 이유로 사건이 무마되는 비정상적인 일이 벌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데일리NK 개성시 소식통은 3일 “개성시에 사는 한 청년이 지난달 초순께 금방 산 자전거를 도둑맞는 일이 있었는데 시 안전부 수사과 간부의 가족이 도둑으로 밝혀지자 시 안전부가 수사를 멈춰 비난을 자아냈다”고 전했다.

소식통이 전한 이번 사건 경과는 이렇다.

군 복무 도중 병을 얻어 제대 후 집으로 돌아온 개성시 청년은 집안의 어려운 경제적 사정으로 병 치료에만 집중할 형편이 못됐다.

당장 장사에 나서야 하는 청년은 부모에게서 새 자전거를 받았으나 며칠 타지도 않은 상황에서 자전거를 도둑맞았다. 집 밖에 자전거를 잠깐 세워두고 집에 들어갔다 나온 사이 자전거가 사라진 것.

이후 동네 이웃 주민들의 신고로 자전거 도둑을 찾아내 곧바로 시 안전부에 신고했지만, 도둑은 이미 자전거를 팔아버린 상태였다.

장사 밑천이나 다름없는 자전거를 되찾고자 한 청년은 신고한 지 며칠이 지나도록 도둑을 붙잡아 사건을 조사하고 있다거나 도둑맞은 자전거의 행방을 알아냈다는 등의 소식이 전혀 없어 시 안전부를 직접 찾아갔다. 그러나 시 안전부는 이 사건에 대해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안면이 있는 안전원을 통해 내막을 알아본 청년은 도둑이 시 안전부 수사과 간부의 가족이어서 안전부가 수사에 나서지 않고 사건을 무마하려 한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청년은 시 안전부에서 해결이 안 될 것으로 보고 시 검찰소에 찾아가 사건 해결을 요청했으나 시 검찰소에서 돌아온 답변은 ‘이런 일로 따분하게 찾아다니지 말고 도둑과 만나서 이야기해보고 개별적으로 해결하라’는 말이었다.

결국 청년은 도둑을 찾아가 그로부터 자전거를 찾아 되돌려주겠다는 약속을 받아냈다. 하지만 연말이 다 되도록 도둑은 해결에 나서는 모습을 전혀 보이지 않았다.

청년은 도둑에게 도둑질한 자전거를 산 주민의 집이라도 알려달라고 했으나 도둑은 끝끝내 입을 닫고 버텼다. 이에 화가 난 청년은 이성을 잃고 도둑의 머리를 물건으로 내리쳤고, 이 일로 자전거 도난 사건의 피해자인 청년이 안전부 대기실에 구금됐다.

이 사건과 관련해 소식통은 “동네 주민들은 모두 억울한 청년이 오히려 화를 당했다며 개성시 안전부나 검찰소와 같은 법기관 일꾼들이 저네끼리 똘똘 뭉치고 힘 없는 백성은 사람 취급도 안 한다며 비난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