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지난 19일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8형 발사 훈련을 단행했다고 공식 매체를 통해 밝힌 가운데, 북한 주민들은 대부분 냉랭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북한 당국은 조선중앙TV와 노동신문 등 주민들이 시청하는 내부 매체를 통해 화성-18형 발사훈련에 대한 소식을 연속적으로 보도하고 있다.
내부 보도에 따르면 당국은 발사훈련의 목적이 ‘끊임없이 증가하는 적대 세력들의 반공화국적 위협에 맞서 우리의 영토와 인민들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화성-18형 발사 성과 선전에 대한 주민들은 반응은 대체로 부정적이다.
평안남도 소식통은 “미싸일(미사일)을 쏘든 말든 일절 관심이 없던 주민들도 이제는 미싸일 발사라는 말만 들어도 눈살을 찌푸리며 한숨을 내쉰다”며 “미싸일 발사에만 모든 관심이 집중돼 주민들의 먹고사는 문제에는 아랑곳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최근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굶주림과 추위에 떠는 주민이 급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당국은 주민들의 경제난은 뒷전이고 미사일 발사에만 재원을 쏟아붓는 것에 대한 비판이 적지 않다는 뜻이다.
그 외에도 주민들은 “국가가 미싸일을 만드는데 돈을 퍼붓고 그 성과에 흠뻑 젖어 흡족해하며 웃음 짓고 있을 때 인민들은 죽지 못해 하루를 겨우 살아간다”, “사람이 살아가는데 꼭 필요한 전기, 물, 쌀 중에 제대로 공급되는 게 하나도 없는데 자력갱생만 외치면서 미싸일 발사 성공만 과시하는게 정상인가”, “미제와 추종세력들에게 맞설 수 있는 막강한 힘을 가졌다는 데 왜 그 나라의 인민들은 당장 먹을 것 걱정을 하며 사는가”라는 등의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신의주의 한 주민은 “먹을 쌀이 없어 허리띠 조여가며 살아가는 백성들의 생활은 안중에도 없고 미싸일 발사했다는 소리만 하니 이빨이 갈릴 정도로 악이 난다”며 “밖에 나갔다 집에 돌아올 때 보면 이 추운 겨울에도 사람들이 불을 때지 못해 굴뚝에 연기가 나는 세대가 몇 안되는 것을 보면 주민들이 얼마나 힘겨운 생활을 하는지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미사일 발사 이후 북한 당국이 주민 강연회를 소집하고 참석을 강제하면서 이에 대한 불만을 표현하는 주민도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신경을 더 자극하는 것은 미싸일 발사가 있을 때마다 먹고 살기도 바쁜 사람들을 오라가라 하며 강연회에 참가시키는 것”이라며 “일이 있어 강연회에 못간 사람들은 마치 큰 죄를 지은 반동분자처럼 사상 투쟁회의까지 벌이고 있으니 국가에 대한 사람들의 분노가 커질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모든 주민이 보는 TV에 미싸일 발사나 훈련을 말하면서 우리나라가 국방력도 최고이고 백성들이 아무 걱정없이 행복한 삶을 사는 것처럼 묘사하는데 이는 사람들의 실제 삶과는 너무나 거리가 먼 거짓이라는 사실을 누구나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나라 백성들의 실제 삶은 눈을 뜨면 ‘오늘 죽지 않고 살았구나’하고, ‘오늘 하루는 또 어떻게 살아갈까’하는 절박한 심정으로 살아간다”며 “이제는 국가의 선전에 넘어갈 사람이 많지 않다는 것을 모르고 미싸일 개발에만 열을 올리면 백성들의 불만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다만 일부 주민들은 이번 발사로 국가의 국방력이 향상돼 든든하다는 긍정적인 반응도 내놨다.
그러나 소식통은 “미싸일 발사를 긍정적으로 보는 주민이 많지는 않다”며 “군사적 발전보다는 당장 먹고 사는 일이 급하지 않겠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