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정론] 2024년 남북관계 전망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11월 22일 “국가항공우주기술총국은 11월 21일 22시 42분 28초에 평안북도 철산군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정찰위성 ‘만리경 1호’를 신형위성운반로켓 ‘천리마 1형’에 탑재해 성공적으로 발사했다”고 보도했다. 사진은 발사 현장을 참관하고 있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진=노동신문·뉴스1

어느덧 2023년이 저물고 있다. 한해를 결산하고 새해를 준비해야할 때이다. 올해 남북관계도 김정은의 대화 거부, 핵위협 노골화로 지난해 못지않은 짙은 먹구름이 드리워졌었다. 그럼 새해 한반도 기상도는 어떨까?

2023년 총평

북한은 올해 ‘강대강 정면대결전’ 기조하에 총동원체제 구축과 핵전력 고도화에 주력한 결과, 전략전술미사일·정찰위성 등 첨단 군사과학 분야에서 상당한 성과를 거양하였으며 ①팬데믹 종료에 따른 국경 부분 재개방 ②무기수출 특수 ③평년보다 좋았던 농사 작황과 같은 호재(好材)로 인해 체제운영에 있어 다소 숨통을 틔웠다.

그러나 김정은은 여전히 시대착오적이고 반사회적 악법인 반동사상문화배격법·청년사상교양보장법에 이어 평양문화어보호법까지 채택(2023.2/‘악법 3종셋’) 하는 등 이른바 ‘남한풍’에 극히 민감한 반응을 보였으며, 급기야 채 열살밖에 안된 어린 딸을 체제선전 캠페인에 동원하는 조바심(‘비정한 아버지 모습’)까지 보였다.

이런 가운데 핵무력정책 기조를 헌법에 명문화(2023.9)하고, 대남비난 시 우리나라를 국호인 《대한민국》으로 존칭하여 적대감을 표시하는 등 윤석열 정부 무시와 위협 전술(‘남남갈등 조장’)을 더욱 노골화하였다.

향후 주요 계기

2024년은 김씨가계 우상화, 당정군 창건일 관련 5·10년 정주년에 해당하는 이렇다할 기념일이 없는 해이다. 따라서 경제 및 국방 발전 5개년 계획(2021~25년) 달성 독려 등 현안이슈를 체제결속의 계기화 해나갈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상황에서 북한이 김정은 집권이후 최대 정치행사가 될 당창건 80주년(2025.10.10)과 5년 주기 당대회(2021.1 8차대회 개최)에 대해 앞당겨 의의를 부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렇게 된다면 9차 당대회는 2025년 당창건 80주년 전후로 변경될 수도 있을 것이다.

남북 및 국제관계에서 주목할 이슈나 계기는 7차 핵실험 등 핵전력 고도화를 위한 전략도발, 4월 대한민국 총선, 7월 북중수교 75주년(10.6), 11월 미국 대선 등을 상정할 수 있는데, 특히 대규모 한미합동군사훈련이 진행되어 긴장이 고조되는 춘·추계(春·秋季)에 한국과 미국의 큰 정치일정까지 겹쳐 주목된다.

2024년 전망

북한은 이미 “노동당 제 8기 9차 전원회의 12월하순 소집”을 예고해 놓았다. 동 회의는 한해를 결산하고 새해 계획을 수립하는 중요한 정책회의인데, 통상 김정은 사업총화 결론이 신년사 기능을 한다.

이번 회의에서는 앞서 살펴본 것처럼 ‘강대강 정면대결전’ 강화 문제가 중점 논의될 것으로 보이며, 정상외교·국경 전면개방 등을 통한 전방위적 대중·대러 협력 강화와 대한·대미 압박 전략전술 등을 집중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2024년은 대한민국 총선(4월)과 미국 대선(11월)이 있는 해이다. 게다가 ‘9.19 남북군사합의’의 사실상 폐기로 NLL을 비롯한 접경지역 인근에서의 전단 살포, 무인기 정찰, 소부대 훈련 등을 빌미로한 군사충돌 가능성도 그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

특히 3월 중하순부터는 북한이 예민하게 반응하는 대규모 정기 한미합동군사훈련이 예정되어 있고, 계절풍도 대북전단 살포에 최적인 시기이다. 따라서 김정은이 다양한 온-오프라인 도발과 심리전을 통해 정세조작을 시도할 개연성이 그 어느 때 보다도 크다. 이런 강경책은 체제내부 결속, 우리사회 내 남남갈등 증폭, 북중러 3각협력 강화와 대미 몸값 높이기, 특히 김정은과 래포(rapport)가 형성된 트럼프 간접 지원 등으로 연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북한은 바이든과 말하지 않는다. 하지만 김정은은 나를 좋아한다…내가 대통령이었던 4년간 여러분은 북한과 무엇이든 간에 전혀 아무런 문제도 없었다”(2023.12.2 트럼프 대통령선거 유세 연설)/“트럼프는 내년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북한 비핵화를 추구하지 않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2023.12.13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 보도: 트럼프는 ‘가짜뉴스’라고 즉각 부인했지만 김정은에게 잘못된 신호를 줄 가능성)

우리의 대응방안

결론적으로 북한은 ①2024년을 정치-경제-외교-군사적으로 큰 의미가 있는 2025년으로 가는 징검다리(stepping-stone)로 생각하고 ②핵 고도화와 주민총동원 태세 구축에 주력하면서 ③필요 시 다양한 대남도발을 통해 정세조작을 시도할 개연성이 크다.

따라서 윤석열 정부는 섣부른 당근정책보다는 긴 안목과 원칙, 튼튼한 안보태세를 기반으로 김정은의 오판을 예방하고 셈법을 바꾸는 데 총력을 경주해야 한다. 축구에 비유해 말하면, 화려한 공격축구나 비기기 위한 수비축구가 아닌 ‘전면 압박축구’로 상대의 계획된 플레이를 차단해야 할 때이다. 다시 한 번 강조한다. 2024년은 조기경보와 선제차단이 그 어느 때 보다 중요한 해이다!

유비무환-국론통합-주동작위(主動作爲)-적수천석(滴水穿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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