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학교 학생들의 일기에 부모들 눈물…무슨 내용이길래?

열 살도 채 안 된 아이들의 효심 가득한 일기…학부모들 "힘내서 살아야겠다" 기운 내

개학
2022년 6월 북한 대외선전매체 ‘메아리’가 게재한 평양시 대동강구역 옥류소학교 모습. /사진=메아리 홈페이지 화면캡처

최근 북한 함경남도 함흥시에서 한 소학교(우리의 초등학교) 2학년 학생들이 쓴 애달픈 일기 내용이 전해져 학부모들과 주민들의 눈시울을 적시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함경남도 소식통은 12일 데일리NK에 “최근 함흥시에서 열 살도 되지 않은 어린 소학교 학생들이 어머니들에 대해 쓴 일기가 화제가 되고 있다”며 “눈물 없이 읽을 수 없는 내용이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실제 학생들은 각자 겪은 일이나 특정 상황에서 느낀 감정을 일기에 썼는데, 그 일기에 어려운 경제적 여건 속에서도 자신들을 위하는 어머니에 대한 고마움이나 효심이 고스란히 담겨 있어 눈물을 자아냈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소식통에 따르면 한 학생은 일기에 ‘엄마는 매일 배부르다거나 배가 아프다면서 밥을 아주 조금 먹거나 먹지 않는다. 그러나 나는 안다. 엄마가 배부르거나 아파서가 아니라 밥이 모자라기 때문인 것을. 빨리 커서 간부가 되어 엄마를 도와주고 싶다’고 적었다.

또 다른 학생은 ‘다른 아이들은 새 신은 아니어도 해진 신은 신고 다니지 않는다. 동무들이 놀리고 비웃을까 봐 너무 창피해서 학교에 나가기 싫다. 근데 엄마한테 말하면 가슴 아파서 울 것 같아 말하지 않고 창피한 대로 신고 다닌다. 어머니가 울면 나도 울고 싶다. 빨리 방학이라도 왔으면 좋겠다’고 일기를 썼다.

또 어떤 학생은 ‘오늘은 엄마의 생일이다. 아버지가 아침 일찍 일어나 강냉이(옥수수)와 입쌀이 섞인 밥에 두부국을 해서 먹었다. 엄마는 맛있다며 웃으면서 먹었다. 엄마는 내 생일이나 아버지 생일이면 고기와 떡, 똘뜨(케이크)에 새 옷도 선물로 사주며 명절처럼 쇤다. 그런데 엄마의 생일은 평범한 날처럼 지나간다. 엄마는 돈이 아까워서 생일을 쇠지 않는다는 걸 난 안다. 나도 어서 커서 엄마처럼 엄마의 생일이면 맛있는 것도 고운 옷도 사주고 싶다’고 썼다.

이런 내용은 담임 교사가 학생들의 글쓰기 능력 향상을 위해 매일 일기를 쓰게 한 후 주말마다 부모에게서 확인 서명을 받아오라는 숙제를 내주면서 부모들이 자연스럽게 알게 됐고, 다른 주민들도 이를 전해 듣게 돼 여기저기 퍼지게 됐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담임 교원들이 학생들에게 숙제를 내주면서 부모 수표(서명)를 받아오라고 하면 학생들이 숙제를 더 열심히 하고, 부모들은 틀린 곳이 없는지 꼼꼼히 봐주면서 자식들의 공부에 관심을 갖는다”며 “그래서 소학교 담임 교원들이 이런 방법을 많이 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처음에는 부모들이 일기에 수표하는 것을 달갑지 않게 여겼는데, 자식들의 일기를 보게 되면서 담임 교사에게 자식들의 마음을 알게 해줘 정말 고맙다는 인사들을 했다”며 “철부지로만 알았던 자식들이 쓴 가슴 찡한 글을 본 부모들은 ‘힘내서 살아야겠다’며 기운을 내고 있다”고 전했다.

그런가 하면 한편에서는 ‘먹고 싶거나 갖고 싶은 게 있으면 사달라고 한창 떼쓸 나이의 어린 자식들이 생활난에 일찍 철이 들었다’는 등 가엾게 여기는 반응들도 나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