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정치범수용소 존재 부인하지만, 체계적으로 관리·운영 중

보위성 조직국, 관리소 관리국 등 담당 기관·조직 통해 지시 내려져…집행 여부 검열하기도

북한 정치범수용소
북한 정치범수용소 일러스트. / 사진=Adobe Firefly 생성

북한이 대외적으로 정치범수용소의 존재를 부인하고 있지만, 내적으로는 조직적으로 지시가 내려지는 등 국가 기관에 의해 체계적으로 정치범수용소가 관리·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2일 데일리NK 북한 내부 소식통은 “일반적으로 관리소(정치범수용소)에 관한 규정이나 포치(지시)는 국가보위성이 만든다”며 “보위성 조직국을 거쳐 종합계획국, 관리소 관리국, 관리국 종합기획부 순으로 포치가 내려간다”고 전했다.

이어 소식통은 “포치 전달 과정의 핵심은 국가보위성 종합계획국과 관리소 관리국”이라며 “종합계획국은 보위성 조직국의 사상 설계를 담당하고 관리소 관리국은 산하 관리소를 전체적으로 책임지는 조직”이라고 말했다.

북한 정치범수용소의 관리주체는 국가보위성과 사회안전성이 있다. 이 중 국가보위성 산하 정치범수용소의 경우에는 체계에 따라 여러 단계를 거쳐 지시를 내려받는다는 설명이다. 이는 정치범수용소 내에서 자행되는 인권 침해에 대한 책임이 북한 당국에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아울러 소식통은 “국가보위성, 사회안전성이 관리하는 관리소는 각각 기관에서 별도로 지시가 내려간다”며 “지시는 당정책이 근원적 기반이 된다”고 했다.

사회안전성에도 국가보위성과 마찬가지로 관리소에까지 지시문이 전달되는 체계와 담당 조직이 있으며, 전반적인 지시는 노동당의 정책 방향에 맞춰서 내려진다는 말로 풀이된다.

기본적으로 정치, 행정지시는 공동으로 하달되지만, 사건·사고나 관리 등급에 따라 특정 관리소에 별도 지시가 내려질 때도 있다고 소식통은 덧붙였다.

그런가 하면 정치범수용소에 내려진 지시의 이행 여부를 점검하고 검열하는 체계도 갖춰져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지시한 부서에서 총화나 확인, 감독도 하고 있다”며 “전체적 검열은 중앙당에서 하며 부분별 검열 감독은 전체적으로 성 관리소 관리국에서 한다”고 전했다.

그는 “관리소 행정을 맡은 사람과 수감자를 관리하는 사람들은 국가보위성 산하 관리소 관리국 소속이고, 세부적으로는 정치, 행정, 보안, 후방 부서 등으로 갈라진다”며 “관리소장의 계급은 높으면 대좌(대령)”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해 내려진 ‘대대적인 단속을 통해 정치범수용소에 보낼 인원을 확충하라’는 지시는 흐지부지된 것으로 알려졌다.

본보는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이 ‘월남자 가족, 유언비어 유포자 중 하찮은 계급을 월에 5세대씩 잡아넣으라’는 방침을 내려 지난해 상반기에 많은 인원이 정치범수용소에 끌려갔다고 보도한 바 있다.

또 ‘당, 정, 군, 보위, 검찰 일꾼 중 유일적영도체계 확립에 저해를 주는 불순분자들을 색출해 관리소 대상으로 뽑으라’는 내적 지시가 내려졌다고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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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해 소식통은 “지난해 코로나 비루스(바이러스) 최대비상방역체계가 해제된 후 집행이 뜸해졌다”며 “올해 초부터 이와 관련한 집행 지시가 내려오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현재는 일상적인 정치범 단속 집행 체제로 가고 있지만, 그렇다고 지난해 내려온 지시가 종료됐다는 정확한 이야기는 없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