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 2군단, 최전방 민경부대 식량·피복·난방 실태 검열

현지 내려간 검열조, 겨울 내의 추가 공급·정량 급식 제공 지시…구분대 후방 지휘관들은 '난감'

북한 평안북도 삭주군 압록강변의 한 초소에 군인이 서있다. /사진=데일리NK

북한군이 지난 1일부터 동기훈련에 돌입한 가운데, 서부전선 최전방 군단인 2군단이 군사분계선(MDL) 일대에서 근무하는 민경부대의 식량, 피복 등 후방사업을 자체 점검하고 관련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데일리NK 북한 내부 군 소식통은 8일 “2군단 후방부에서는 동기훈련 집행 중인 최전연(최전방) 민경 구분대 식량, 동(冬)피복 공급 실태와 난방 문제에 대해 요해(파악)하고 대책을 세우기 위해 지난 4일 자체 검열조를 내려보내 후방사업 실사에 들어갔다”고 전했다.

이번 2군단 후방부의 자체 검열은 산하 부대 후방사업 부문에 대한 불시 실사를 통해 식량 및 피복 부족이나 난방 문제를 겪고 있는 상황을 파악해 대책을 세우며 동기훈련을 더욱 잘 보장하려는 의도에서 진행되는 것이라고 소식통은 설명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현재 군단 후방부 자체 검열조 검열 성원들은 훈련 중인 일선 민경 구분대에 내려가 식량, 피복, 난방 실태에 대해 실사하고 있는데, 특히 군인들의 겨울 내의 착용 문제, 규정 급식량 제공 문제, 병실(兵室, 생활관) 실내 난방 보장 문제를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다.

우선 검열 성원들은 현지 부대에서 지나가는 임의의 군인 대열을 멈춰 세우고 몇몇 군인들을 점찍어 겨울 내의 착용 상태를 검열했는데, 겨울 내의가 한 벌뿐이라 빨래해 널어두고 홑 군복만 입은 군인들이 있다는 것을 발견하고 여벌 내의를 추가 공급하도록 지시했다.

또 검열 성원들은 군인 식당에서 밥그릇에 담긴 밥을 저울에 달아보는 등 군인들에게 정량대로 밥이 제공되는지 살펴보고 있다고 한다. 이렇게 검열이 진행되면서 규정대로 급식량이 보장되자 군인들은 ‘밥량이 갑자기 늘었다’며 ‘검열이 계속되면 좋겠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는 전언이다.

그런가 하면 검열 성원들은 군인들이 생활하는 공간의 열악한 난방 실태를 파악했지만, 이 문제에서만큼은 대책 마련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검열 성원들은 병실 난로의 땔감 문제만은 어쩔 수 없다고 보고 있다”며 “부대 인근 산에서 나무를 찍어오면 부대 위치가 노출될 수 있다고 먼 곳에 가서 나무를 해오도록 하는데 지금 동기훈련 중이라 땔감은 일단 부족한 대로 참고 견뎌내자고 할 뿐 별다른 대책을 못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2군단 후방부의 자체 검열에 겨울 내의를 추가 긴급 공급하고, 급식량을 늘리게 된 해당 구분대 후방 지휘관들은 난처해하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소식통은 “군단 검열 성원들은 내려와 실사한다면서 규정대로 식량, 피복을 공급하라고 하고 대접받고 돌아가면 끝이지만 구분대 후방부문 지휘관들은 부족한 공급 전량을 놓고 살림살이를 책임져야 하니 난감한 것”이라며 “이번 검열이 끝나면 이번에 늘인 밥량을 다시 조절해 낮출 수 밖에 없다고 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