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정찰위성 ‘만리는 보는 눈’이라는데 정작 카메라 해상도는…

군사 정찰 임무 수행할 수준은 아냐…소식통 "다음 발사 땐 러시아와 카메라 수준 향상 협력할 것"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1월 23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군사정찰위성 발사의 ‘성공’을 선언한 전날(22일) 오전 10시 평양종합관제소를 찾았다고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북한이 최근 발사한 정찰위성에도 일본에서 수입한 카메라를 탑재한 것으로 알려졌다.

7일 군수공업 분야에 정통한 북한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달 21일 발사한 정찰위성 ‘만리경-1호’에 일본산 광학카메라를 탑재했다. 이 카메라는 지난 5월 1차 정찰위성 발사 때 탑재한 카메라보다는 성능이 좋은 것이라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앞서 우리 군은 북한의 1차 정찰위성 발사 실패 직후 서해 공해상에서 북한의 발사체 잔해물을 인양했는데, 여기에 일제 상용 디지털카메라가 탑재돼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분석 결과 확대 기능이 있다고 해도 해상도가 1~3m급에 불과해 군사 정찰용으로서의 효용 가치가 없다는 평가가 나왔다. 해상도 3m급은 주요 지역과 기지를 촬영할 수는 있어도 기지 내 무기체계까지는 판별할 수 없는 수준이라는 것이다.

이렇듯 잔해물 수거, 분석 이후 북한의 정찰 능력과 위성 성능에 대한 우리 군의 평가가 나오자 북한 당국은 성능이 더 나은 카메라를 탑재하기 위해 관련 부문에 특별 지시까지 내리기도 했다고 한다.

그 결과 이번에 더 나은 카메라를 탑재하긴 했지만, 여전히 실질적인 군사 정찰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이 매체를 통해 ‘만리경-1호가 지난달 27일 오전 9시 17분 괌 앤더슨 미 공군기지를 촬영했다’는 등 촬영 장소와 시간을 구체적으로 밝히는 것은 효용성에 대한 의심을 불식시키려는 의도가 큰 것으로 풀이된다.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러시아로부터 자문을 받았음에도 러시아산 광학카메라를 위성에 탑재하지는 않았다.

북한 당국이 이번 발사에서 발사체가 궤도에 안정적으로 안착하는 것과 지상관제소와 쌍방향 통신을 원활히 하는 데 중점을 두고 러시아로부터 기술 자문을 받았으나 정작 카메라의 성능은 개선하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앞서 본보는 북한 국가항공우주기술총국이 이번 발사에서 정찰 능력 고도화보다 만리경-1호의 궤도 안착에 주안점을 뒀다고 전한 바 있다. (▶관련 기사 바로가기: 정찰위성 성공에 환호한 김정은, 과학자들 치하하며 선물 하사)

한편 소식통은 “현재 만리경-1호가 촬영한 사진은 철저히 보안에 부쳐지고 있다”고 말했다. 만리경-1호의 촬영 역량이 외부에 알려지지 않도록 극도로 조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 북한 매체는 미국의 군사시설 등을 촬영했다고 주장하면서도 사진은 일절 공개하지 않고 있다.

다만 위성사진을 본 관련자의 전언에 의하면 ‘정찰총국이나 국가보위성 주요 부서가 볼 수 있도록 허용된 구글 위성사진보다 화소수가 떨어지는 수준’이라고 한다.

소식통은 “다음 발사에서는 로씨야(러시아)와 카메라 수준을 높이는 문제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협력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